[사커 브레이크] 고개숙인 EPL 3총사…朴·李 ‘설설’ 기다

  • 입력 2008년 3월 27일 09시 31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3총사는 한국축구의 보배다. 최고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박지성(27)을 비롯해 공격수 설기현(29·풀럼)과 수비수 이영표(30·토트넘)는 모두 2002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이자 2006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한국대표팀에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말 그대로 주축선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8년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이 발굴하거나 싹을 틔워준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으로 가는 중대관문에서 펼쳐진 남북대결. 경기력 이외의 수많은 변수가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기에 오랜만에 나란히 출전한 EPL 3총사에게 걸린 기대가 컸다. 그러나 북한전에서 EPL 3총사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실속 없이 볼을 끄는가 하면 볼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움직임을 되풀이해 90분간 답답함을 떨칠 수 없게 만들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EPL에서 수년째 산전수전을 겪으며 부와 명성을 쌓아온 이들의 발놀림이 북한전에서는 왜 이리도 무뎠을까. 다소간의 견해차는 있을 수 있어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실전감각의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릎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를 재활로 보낸 박지성은 다행히 부상의 악령에서 벗어나 의욕적으로 EPL에 복귀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초호화 라인업을 헤집고 들어가 주전을 꿰차는데 실패했다. 팀내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최근 2경기 연속으로 결장한 그는 부상으로 인해 사실상 1년여에 걸친 ‘실전 공백’ 부담을 안고 있었다.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이영표나, 측면 공격수로 나선 설기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설기현은이번 시즌 풀럼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여전히 자리를 못잡고 1·2군을 오가고 있다. 최근 8경기에 연속 결장했다. 이영표도 최근 3경기 연속결장을 포함해 이번 시즌 들어서는 띄엄띄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EPL 3총사가 겪고 있는 시련은 결국 2002 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새 출발한 한국축구에도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입증된 남북대결이었다.

상하이=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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