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 대학생 남극 탐사대]<中>칠레 푼타아레나스 도착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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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인천공항을 떠난 지 약 35시간 만에 도착한 지구 최남단 도시인 칠레 푼타아레나스. 화살표 모양의 수많은 표지판을 매단 기둥이 도심에 우뚝 서 있다. 표지판에는 도시 방향과 남은 거리가 써 있다. ② 푼타아레나스 도심에 있는 한 카페. 남극의 상징인 펭귄 모형을 세워 놓은 것이 이채롭다. ③ 남극탐사대 세종기지팀 대원들이 남극 대륙 방향의 바다 앞에서 성공적인 원정을 다짐하고 있다. 푼타아레나스=김성규 기자
① 인천공항을 떠난 지 약 35시간 만에 도착한 지구 최남단 도시인 칠레 푼타아레나스. 화살표 모양의 수많은 표지판을 매단 기둥이 도심에 우뚝 서 있다. 표지판에는 도시 방향과 남은 거리가 써 있다. ② 푼타아레나스 도심에 있는 한 카페. 남극의 상징인 펭귄 모형을 세워 놓은 것이 이채롭다. ③ 남극탐사대 세종기지팀 대원들이 남극 대륙 방향의 바다 앞에서 성공적인 원정을 다짐하고 있다. 푼타아레나스=김성규 기자
시속 130㎞ ‘바람의 도시’… 남극 가는 최후 관문

남극으로 가는 관문이자 지구상 최남단 도시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하자 비로소 남극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푼타아레나스 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내린 시간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시 45분(한국 시간 1일 오전 1시 45분). 한국산악회 주최의 ‘한국 대학생 남극 탐사대(후원 동아일보, 극지연구소, 동원산업)’가 30일 오후 3시 대한민국의 인천공항을 떠난 지 34시간 45분 만이다. 인천을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 페루 수도 리마,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경유한 길고 긴 여정이었다.

바람 한 점 없이 화창했던 산티아고와 비행기로 불과 3시간 거리지만 날씨는 확연히 달랐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곳의 방문객들을 맞은 것은 강한 바람이다. 저 멀리 낮게 깔린 먹구름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바람에 날려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구 13만 명(2002년 기준)의 이 도시는 ‘바람의 도시’다.

1월은 이곳 계절로는 한여름. 낮 최고 기온이 섭씨 14도로 춥지 않지만 최고 시속 130km로 부는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오랜 세월 강풍을 이겨 낸 푼타아레나스의 나무들은 높지 않은 대신 밑동은 두껍고 견고해 보였다.

푼타아레나스의 시내는 활기가 넘쳤다. 원정대가 숙소로 잡은 플라자호텔은 노게이라 거리에 있는데 이곳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노게이라 거리의 대형 쇼핑센터에는 2007년을 보내고 2008년을 맞이하는 성대한 파티를 위해 음식과 물건을 사려는 시민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각종 소시지를 파는 정육점 앞에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푼타아레나스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도시로서 기능한 것은 19세기 중반. 칠레 정부는 처음에는 이곳을 유배지로 개척했다. 16세기부터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유럽인이 많이 드나든 탓에 남미 문화보다는 유럽 문화가 강한 도시다. 축산업과 어업, 무역이 주된 산업이지만 요즘은 관광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남극도 가깝고 지구상의 마지막 비경으로 불리는 남미 대륙의 산간오지 파타고니아와도 가깝기 때문이다.

푼타아레나스는 한국의 일반인이 방문하기에는 너무 먼 도시지만 킹조지 섬의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들에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1년 이상 고립된 생활을 하는 월동대원들이 사람 냄새가 그리울 때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남극 원정대는 여기에서 세종기지로 출발하기 전 이틀 밤을 묵으며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출발은 현지 시간으로 2일 오전 9시. 비행기가 예정대로 뜰지 장담할 수 없다. 오랜 시간이 걸려 이곳에 왔지만 남극은 아직 멀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남극대륙의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직선거리로 1418km. 비행기로 3시간, 배로는 70시간이 걸린다.

푼타아레나스=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2008 한국 대학생 남극 탐사대]〈上〉1진 세종기지팀 출발
- [2008 한국 대학생 남극 탐사대]〈中〉칠레 푼타아레나스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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