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도대체 어느 나라 국가야!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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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봐, 테이프를 잘못 걸었어! 조금 전과 똑같은 국가(國歌)가 나오잖아!”

혹시 이번 월드컵 4강전에서는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지 않을까.

몬테네그로의 독립으로 이번 월드컵이 ‘고별 무대’가 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국가는 폴란드 국가와 똑같은 멜로디를 사용하고 있다. 폴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나란히 4강에 올라갈 경우 관객들은 똑같은 국가를 두 번 듣게 된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인터넷판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했다.

네덜란드 국가는 가사가 무려 15절까지 있다. 스페인에 대항해 네덜란드의 독립을 성취한 빌헬뮈스 판나사우에(오랑어 공 빌리암)의 위업을 찬양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노래를 처음 듣는 독일인이나 스페인인은 아연해지기 마련. ‘나는 독일 혈통이다/…/스페인의 국왕이 내게 영예로운 칭호를 주었다….’ 1절만 들어서는 어느 나라 국가인지 알기 힘들다.

경기장에서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위협적’이어서 분위기를 머쓱하게 만드는 국가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의 ‘라 마르세예즈’가 대표적. ‘무기를 들어라’는 후렴이 반복된다. 포르투갈 국가도 마찬가지. 튀니지 국가는 ‘조국을 위해 죽을 수 있도록 해주소서’라고 절규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사고가 없기를 기원해야 할 지경이다.

각 참가국 국가 가사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하면서 이 기사는 우리나라 ‘애국가’의 2절을 발췌해 눈길을 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라는 가사가 1절보다도 이국적으로 느껴진 듯하다.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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