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힘-높이에 의존…스피드로 뚫어라”

  • 입력 2002년 6월 24일 17시 57분


한국 선수들이 한국식 찌개류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르네상스서울호텔]
한국 선수들이 한국식 찌개류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르네상스서울호텔]
“빠른 공간패스로 발 느린 독일 수비망을 뚫어라.”

한국의 월드컵 준결승 상대인 독일은 힘과 높이의 축구를 구사하는 전통의 축구 강호.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보다 앞서지만 허점만 잘 파고들면 한국팀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팀 전력을 놓고 루디 D러 독일 감독과 한 차례 설전을 벌였던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은 “독일축구는 힘에 의존하는 직선적인 스타일로 스피드를 살린 역습에 약하다”며 “기습적인 공간패스에 이은 강슛으로 승부를 걸어야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축구전문가들이 파악한 독일팀의 ‘아킬레스건’을 짚어 본다.

▽느린 수비라인을 괴롭혀라〓독일은 미국과의 8강전에서 상대팀의 기습에 말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수비수들의 스피드와 순발력이 떨어져 이번 대회에서 수비라인이 자주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한 것.

독일 수비진은 1m93의 메첼더를 비롯해 레머(1m87), 링케(1m83), 켈(1m86), 프링스(1m82) 등 장신 선수들로 구성돼 공중볼에는 강하지만 움직임은 둔하다. 효과적인 공략법은 측면공격수와 미드필더의 2대1 패스를 이용해 장신 수비진의 배후를 노리는 것. 공격하는 한국으로서는 긴 패스 보다는 짧은 패스, 높은 센터링 보다는 낮고 빠른 센터링을 활용해야할 것으로 분석됐다.

▽공수전환시 허점을 노려라〓독일축구는 선제골을 뽑을 때까지는 수비수가 공격에 적극 가담하지만 일단 리드를 잡으면 수비에 치중하는 것이 특징. 하지만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공수전환이 느려 수시로 문전이 뚫려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공수 전환 과정의 허점을 역습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이 때 미드필더진이 상대공격 루트를 차단해 바로 반격에 나선다면 역습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상대 수비가 전열을 갖추기 전에 얼마나 빨리 골문까지 도달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4강전 성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오프사이드 함정을 역이용하라〓독일은 수비진의 스피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프사이드 함정을 즐겨쓴다. 중앙수비수의 조율에 맞춰 순간적으로 전진하면서 상대팀의 롱패스나 침투패스를 무력화시키는 것.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오프사이드 작전 실패로 상대팀에 결정적 찬스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미국은 미드필더 레이나의 정교한 침투패스와 공격수의 빠른 발을 앞세워 독일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돌파해 여러차례 결정적인 득점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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