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점]자금난→팀매각 악재 언제까지…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기업을 강타한 자금난 때문에 스포츠팀들이 잇따라 독감을 앓고 있다. 최근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한 진로그룹이 농구팀을 SK텔레콤에 넘긴데 이어 쌍방울그룹이 3일 프로야구팀 매각을 발표했다. 또 기아농구팀도 시장에 나왔고 프로씨름단이 연달아 해체되는 등 경제위기가 스포츠팀의 존립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쌍방울의 매각은 프로야구 16년을 통틀어 5번째. 원년멤버 삼미가 85년 청보에 처음 팔렸고 청보 역시 2년뒤 태평양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90년에는 MBC가 LG로 넘어갔으며 95년엔 태평양이 현대로 다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번에 쌍방울이 내놓은 구단가격은 5백억원. 이는 종전 최고가인 태평양의 4백3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팀매각은 최근 농구가 가장 잦다. 진로에 이어 여자농구의 명문 태평양이 지난달 신세계에 팀을 넘겼다. 또 기아그룹도 국내최강인 엔터프라이즈농구단을 시장에 내놓은채 한솔그룹 제일제당그룹 등과 지리한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공개적으로 발표는 하지않은 상태지만 여자팀의 코오롱 대웅제약 한국화장품 등도 은밀히 인수기업을 찾고 있는 형편. 이들은 프로농구가 출범할 경우 팀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서둘러 매각을 결정한 것. 팀을 해체한 경우도 적지 않다.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방수현을 배출한 오리리화장품이 지난해 말 문을 닫았고 금융단 여자농구 황금기를 일궈냈던 제일은행도 3월 팀을 해체했다. 프로씨름팀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금고와 세경이 올들어 문을 내렸고 한보씨름단은 동성종합건설로 넘어갔다. 체육인들은 『각 기업이 쪼들리면 우선 팀을 팔거나 해체한다』면서 『경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배구 축구 등 다른 종목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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