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곳서 진료불가” 응급실 뺑뺑이…심정지 80대,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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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6일 1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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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대전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4.2.23. 뉴스1
지난 23일 오후 대전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4.2.23.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가운데, 대전에서 응급실 ‘전화 뺑뺑이’를 겪던 80대 심정지 환자가 끝내 사망 판정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경 80대 여성 A 씨가 의식장애를 겪다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다.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했으나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심정지 53분 만에야 대전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도착 10여 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일 전공의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뒤 이날 오전 6시까지 대전 지역에서 발생한 구급 이송 지연 사례는 총 23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시경에는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켜 119에 신고했으나 의료진 파업 등의 이유로 병원 8곳으로부터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뒤 37분 만에야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다.

전날 오전 4시경에는 30대 외국인 여성이 복통 및 하혈 증상으로 응급 진료를 희망했으나 전문의 부재와 기존 진료환자 외 불가 등의 사유로 병원 14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후 3시간 만에 대전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부산에서도 현재까지 구급 이송 지연 42건이 발생했다. 이 중 6건은 부산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타 시도로 이송됐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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