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모두 불수능이었다…전 과목 만점자 졸업생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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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7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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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수능을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수능을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나온 후 처음으로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어렵게 출제된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 과목 만점자는 졸업생 1명에 그쳤다.

영어 1등급은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적었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보다 2점 높게 나타나 지난해 대비 수학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능을 채점·관리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같은 내용의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수험생들은 오는 8일 개인 성적표를 받는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6점 올라…영어 1등급 비율 뚝↓
지난달 16일 치러진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50점, 수학 148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6점, 3점씩 올랐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100점 만점)를 난이도에 따라 보정한 점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통상 표준점수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150점 안팎은 ‘불수능’으로 평가한다. 특히 이번 수능 국어 만점자는 지난해 371명에서 64명(지원자의 0.014%)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2022학년도 28명(0.0065%)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수다.

수학 만점자는 지난해 934명에서 612명으로 줄었다. 지난해보다 만점자가 감소하는 등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되나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크게 오르며 수학의 영향력은 예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상대적으로 특정 영역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폭 완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통합형’ 시험이 치러지며 이과생들이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인문계 교차 지원 등 대입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도 4.71%로 지난해(7.8%) 대비 크게 낮아졌다. 입시 업계에서 꼽는 영어 1등급 적정 비율은 7~8%대. 하지만 이보다 크게 내려가면서 사실상 절대평가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영어 1등급이 줄어들면 수시에서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학생이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7일 수능 채점결과와 관련해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한 변별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올해 수능 전 과목 만점자는 졸업생(자연계) 1명이다. 지난해 만점자는 3명,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힌 2022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1명이었다.

“‘킬러 배제’ 효과 있나?” 반발일 듯
수능 채점 결과를 두고 출제당국이 킬러문항 없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려다보니 역설적으로 ‘역대급 불수능’이 터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쉬운 수능’을 기대하며 입시에 재도전했던 수험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이번 수능에 응시한 졸업생 비율은 35.4%로, 지난해(31.1%)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채점 결과를 통해 불수능이 확인되자 수험생들은 킬러문항 배제가 무슨 의미가 있었냐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7일 수능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킬러 배제?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무슨 효과가 있었다는 건지 모르겠다” 등 불만글이 속출했다.

당국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대신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선지를 까다롭게 만드는 등 출제 방식을 바꿨다는 입장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 또한 또다른 의미의 킬러문항으로 작동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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