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보라구”…의대정원 확대에 변호사가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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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18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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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단체가 정부의 국내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 추진에 단순히 수를 늘려서는 필수의료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2023.10.16/뉴스1
의사단체가 정부의 국내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 추진에 단순히 수를 늘려서는 필수의료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2023.10.16/뉴스1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국내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한 변호사가 이와 관련한 익명의 글을 남겨 이목을 모았다.

자신을 변호사라고 인증한 글 작성자 A 씨는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보라구”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이날 “우리 (변호사) 배출 정원 1000명에서 1700명으로 증원한 지 12년 됐다”라며 “이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날만큼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근데 법률서비스 접근성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져서 이제 간단한 법률상담이라 소송위임은 염가에 가능하고,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사내 변호사를 뽑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고시 시절이랑 비교했을 때 법률 서비스 퀄리티 차이가 크게 나나 하면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라며 “사시 패스한 중년 변호사 중에서도 기본적 법리도 이해 못 하고 서면 개판으로 쓰는 사람 수두룩하고 변호사 시험 출신 중에서도 똑똑한 애들은 진짜 똑똑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직 증원이라는 건 아예 그 직업의 하방을 삭제해버리는 파멸적 수준이 아닌 이상 무조건 서비스 수요자들에게 이득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범죄자 (의사) 면허 박탈은 도대체 왜 안 되는 거냐. 우리는 음주 단속에만 걸려도 변호사협회에서 자격 정지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1000개에 달하는 공감과 1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의 반응을 얻었다.

한편 정부는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 대입부터 1000명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17일 오후 서울 의협회관에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정부가 의대 증원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할 경우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며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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