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유가족 “기억서 지우려 해도 안 될 것”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6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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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1주기…16일~29일까지 집중추모기간
“긴 시간 흘렀건만 밝힌 것도 처벌도 없어”
생존자 “피해자임 계속 증명해야 해 지쳐”
올해 안에 진상규명특별법 국회 통과 호소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1주기인 오는 29일까지를 집중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올해 안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를 호소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16일 오후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29일까지를 집중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면서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특별위원회 위원장,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등 정치권,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그 참담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무엇보다 힘들고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갔음에도 아직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도, 처벌받은 것도 없이 이태원 참사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여당을 겨냥해 “참사를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려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며 “아무리 지워버리려 해도, 잊혀지게 만들려고 발악을 해도 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절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집중추모기간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참사 희생자인 고(故) 김의현씨 어머니 김호경씨와 고 오지민씨 아버지 오일석씨는 호소문을 통해 “국회는 올해가 가기 전에 특별법 국회 통과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수용하고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사 생존자인 이주현(28)씨도 직접 목소리를 냈다. 이씨는 참사 이후 나타난 신체적 고통 치료를 계속 지원받으려면 의사 소견서를 받아야 했다며 “해당 통증이 참사 때문인 것이 확실하다고 쓸 수 있는 의사가 대체 몇이나 있을 것 같나”라며 “제가 피해자임을, 그 현장에 있었음을 끊임없이 증명해 내야 하는 것들에 지쳤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해자 조사와 관리·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숨어 있는 피해자들이 너무 많다”며 “현장에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 많은 피해자들이 집계조차 되지 않은 채 외면당했다”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피해자들은) 홀로 감내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협과 시민대책회의는 이날부터 참사 당일인 29일까지 집중추모기간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분향소 앞에서 추모문화제와 기도회를 연다.

21일과 28일 오후 분향소에서는 유가족들이 직접 시민들을 대상으로 1년간 활동, 진상규명 과제, 희생자 사연 등을 설명하는 안내 프로그램(도슨트)도 기획됐다.

이 밖에 1주기 다큐멘터리 특별 시사회, 이른바 ‘재난세대’ 청년 100인의 대화모임, 학술대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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