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마주친 할머니를 경찰에 신고한 초임 경찰관 왜?

사진=경찰청 유튜브 캡쳐

실종신고를 받고 한 60대 여성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던 초임 경찰관이 퇴근길에 눈썰미를 발휘해 해당 실종자를 발견하고 가족에게 인계했다.

18일 대전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5시 10분경 “어머니를 잃어버린 것 같다. 1시간째 가게에 오지 않고 있다”는 아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60대 어머니 A 씨가 평소 집에서 아들 부부가 새벽부터 운영하는 상점까지 잘 찾아왔는데, 이날은 연락이 두절된 채 가게로 방문하지 않았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지난 6월 대전역지구대에 발령받은 초임 경찰관 이시아 순경은 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신고지역 인근으로 출동해 수색에 나섰지만 결국 A 씨를 찾지 못했다.

이후 야간근무를 마치고 동료들과 차를 타고 귀가하던 이 순경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유성구 가정동 대덕대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할머니를 발견했다.

퇴근 후에도 A 씨의 인상착의를 숙지하고 있던 이 순경은 이 할머니의 옷차림 등 인상착의가 A 씨와 일치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차에서 내려 확인에 나섰다. 이 순경은 이 할머니가 A 씨라는 것을 확인한 뒤 즉각 112에 신고하고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6시간 동안 동구 대동에서 유성구 가정동까지약 9km에 달하는 거리를 무작정 걸어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가족 인계 당시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순경은 “지적 장애인 실종자의 경우 대로를 따라 무작정 걷는 경향을 보인다는 선배들 조언을 새겨듣고 여러 곳을 수색했지만, 인수인계 전까지 못 찾아서 걱정됐었는데 별 탈 없이 가족에게 인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