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R2 개발 특혜’ 인천시 국정감사 쟁점으로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인천경제청 K-POP 시티 개발사업… 수의계약 추진하다 공모로 전환
지역발전보다 수익성 위주로 계획
대규모 주거시설에 주민 반발도 커
의원들 “적법 여부 꼼꼼히 살필 것”

11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오른쪽)이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를 찾아 송도 R2블록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시의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11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오른쪽)이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를 찾아 송도 R2블록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시의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R2, B1, B2블록) 일대를 ‘K콘텐츠 중심지’로 만든다는 ‘K-POP 시티 개발사업’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K-POP 시티 개발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하다가 특혜 시비에 휘말리고 여론의 뭇매를 맞자 공모 사업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될 경우 민간사업자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K콘텐츠 산업을 송도에 육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실상 ‘인천판 대장동 사업’을 추진한 것이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정감사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인천경제청은 뒤늦게 주민 공청회를 여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이 유정복 인천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인천시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국정감사서 뜨거운 쟁점 될 듯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은 11일 인천경제청에 K-POP 시티 개발 사업과 관련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국외출장 계획서 및 결과보고서 △법인카드 매출 전표, 미국 출장 현지 면담·미팅·간담회 참석자 명단을 실명으로 요구했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K-POP 시티 개발 사업자인 케이에스씨홀딩스, 케이씨콘텐츠, 넥스플랜, SM 타운 플래너 및 국내외 로펌 수·발신 공문 일체를 요구했다.

송도가 지역구인 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도 올해 인천시 국감에서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정 의원은 “R2 등에 대규모 주거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주민의 정주 여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는 것”이라며 “10월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업에 관한 적법성 여부를 꼼꼼히 살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의회 의원들도 총 6건의 R2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대중 시의원(미추홀)은 R2 부지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에 출자 관련 회의록 일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조현영 시의원(연수)도 용적률 상향(500→800%)과 건축물 높이 완화(70m 이하→170m 이하) 등 개발계획 변경 자료 등을 요구했다.

● 주민 반발도 거세져
수의계약으로 R2 부지 등을 개발하려던 사업자가 만든 최종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아파트 5485채, 오피스텔 774채 등 총 6259채의 주거시설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도에서 가장 노른자위로 평가받는 부지에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오도록 개발안을 짠 것이다.

사업자가 아레나(돔 공연장)를 기부채납하고 인공 해변, K-POP 전문 아카데미, 셀러브리트 굿즈숍 등 다양한 특화시설을 짓는 방안도 발표했다. 하지만 별다른 공익 시설 없이 기프트 숍, 셀럽 마켓 등이 대거 포함되는 등 수익성 위주로만 개발안을 짰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민 반대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도5동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는 19일 주민간담회를 열고 ‘고밀도 주거 중심의 개발계획’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인천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인천경제청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민간사업자 편에서 일하다가 사달이 난 꼴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가 인천경제청 개청 20주년인데 이렇게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때가 있었는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최근 간부회의에서 “R2 부지에 저렇게 논란이 되는 K-POP 시티를 꼭 만들어야 하냐. 10년, 20년 후 인천 시민이 모두 만족스러워하고 인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송도 r2 개발 특혜#국정감사#k-pop 시티 개발사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