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총장 “교권침해 근원은 이익만 내세우는 교육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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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25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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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추모문화제에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이초 교사 추모문화제에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은 25일 “우리 교육문화가 지니는 병폐와 문제의 근저에는 공동체적 삶의 의미와 가치를 성찰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이익과 편의만을 내세우는 경박한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이날 서울교대 홈페이지에 ‘살아남은 자의 책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교사에 대한 입장이다.

임 총장은 “이 충격적 사건이 살아있는 우리에게 엄중한 질책과 책무를 던지고 있다”면서 운을 뗐다.

임 총장은 “최근 논란이 되는 교권침해 문제의 근원은 우리 교육문화에 있다”며 “일부 학부모가 보여주는 ‘자녀 과잉보호 현상’은 그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총장은 “선생님들의 교육적 훈육과 지도를 자녀에 대한 정서학대, 인권침해, 차별 등으로 곡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제 선생님들은 교육자로서의 무기력함과 동시에 온갖 오해와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봤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는 공동체적 삶에 대한 성찰 부족과 이익·편의만 내세우는 성향을 지목했다. 임 총장은 “우리 교육문화가 지니는 병폐와 문제의 근저에는 공동체적 삶의 의미와 가치를 성찰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이익과 편의만을 내세우는 경박한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와 교육이 ‘인간적 공동체’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라는 점도 강조했다.

임 총장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와 타인을 존중하는 심성을 지니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곧장 안에서부터 붕괴되는 것”이라며 “학교는 바로 이런 가치와 태도를 가르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우선 철저한 진상조사와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 사건의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또 학교에서 교사는 사명감을 갖고 가르치고 학생은 행복하게 배울 수 있도록 교권보호와 생활지도에 대한 법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에는 서울교대 교수 25명이 ‘교사 생존권과 교권 보호’를 위해 시국선언을 했다.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안타까운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새로운 역사를 일궈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 수사기관에 신속한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국회에는 교사 교육활동과 교권이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보호되도록 책임지고 입법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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