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아파트 ‘반쪽 철거’ 모르쇠…광주 서구 “소통 미비 인정” 사과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21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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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와 화정동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20일 광주 서구청에서 면담을 개최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철거 공사 계획을 함께 살피고 있다. (독자제공) 2023.7.21/뉴스1 ⓒ News1
광주 서구와 화정동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20일 광주 서구청에서 면담을 개최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철거 공사 계획을 함께 살피고 있다. (독자제공) 2023.7.21/뉴스1 ⓒ News1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부분 철거’를 묵인해 논란이 된 광주 서구가 입주예정자들과의 소통 미비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21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구는 전날 오후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건축물 해체)계획서가 들어왔을 때 현산의 이야기만 이것저것 듣고 면밀하게 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큰 일에 대해서 합의없이 (서구에 논의를 마쳤다는 등의) 이야기를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저희가 챙기지 못하고 직접적인 소통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실무자들이 현산 관계자들을 만나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사항을 전제로 계획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 입주예정자회 대표는 “아파트 철거 등에 3700억원이 넘게 들어간다고 한다. 과연 3개층을 남기고 철거했을 때 현산이 얼마나 공사비를 아낄 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설계적으로 안정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산은 기업이니 그럴수 있다고 쳐도 서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현산이 해체 계획서를 제출했을 때 저희에게 한 번만 크로스 체크를 했었더라면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지난 14일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현산 측에 해체 계획 재수립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부적으로 입주예정자들과의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논란이 된 상가 1~3층을 포함해 건물 전체를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월11일 오후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사고가 난 화정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39층, 8개 동, 847가구 규모다.

당초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가 벌어진 아파트 8개동을 전면 철거한 뒤 재건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철거공사를 앞두고 지난 11일 진행했던 기자 간담회에서 철거 대상을 ‘8개 동 지상 주거 부분’으로 한정, 지상 1~3층을 제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이 일었다.

서구는 지난해 10월 “입주예정자들과 논의된 부분”이라는 현산 측의 설명만 듣고 입주예정자 측에 교차확인하지 않는 등 묵인한 것이 확인돼 ‘반쪽철거’를 모르쇠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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