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 4도 오르면 폭염 최대 39배 증가…“국가 존재 자체 위협”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14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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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기후변화 주제로 제1회 건강한 사회 포럼 개최
"대기오염 줄이면 700만 명 살려…전지구적 대응 필요"

지구 온도가 4도 상승하면 50년 만에 한 번 오던 폭염의 횟수가 최대 39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존재 자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지역과 국가, 전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질병관리청은 1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의과학지식센터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위협과 대응방향’을 주제로 제1차 건강한 사회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권호장 단국대 의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영향 및 적응정책’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권 교수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를 통해 소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수준에서 50년에 한 번 오는 폭염의 빈도는 온도가 1도 올라가면 4.8회, 1.5도가 올라가면 8.6회, 2도가 올라가면 13.9회, 4도가 올라가면 39.2회로 증가한다.

10년에 한 번 오는 호우의 경우 현재보다 온도가 1도 올라가면 1.3회, 1.5도 올라가면 1.5회, 2도 올라가면 1.7회, 4도가 올라가면 2.7회로 늘어난다.

권 교수에 따르면 폭염과 폭우가 증가하면 건강에 영향을 미쳐 사망자 등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이 같은 우려로 국제사회는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1995년 제1차 당사국 총회(COP), 1997년 교토협약, 2015년 파리협정, 2021년 글라스고 기후합의(COP26)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특히 파리협정에서는 세기 말 지구의 상승 온도 목표량을 기존 2도에서 1.5도로 낮추는 것으로 합의하고 각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되 의무적으로 감축하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기준 727만6000톤(t)에서 2030년까지 436만6000t으로 4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체계에 대해 “취약계층 안전망 구축 및 보호 사업 마련이 미흡하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연관부처와 지자체의 거버넌스 구축으로 협업을 위한 소통과 정책의 정례적 수립, 시행,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록호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과학부 기준국장은 “전염병, 열사병, 산불 피해, 정신 건강 등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충격은 인간활동으로 인한 물리적 기후 조건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기 말에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막기 위해선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이 2070~2075년 사이에 배출량과 제거량의 총합이 0이 되는 ‘넷 제로’에 도달해야 한다.

김 국장은 “화석연료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해 전 세계의 대기오염을 WHO 기준 이하로 저감하면 매년 700만 명의 대기오염 관련 사망을 줄일 수 있다”며 “2030년까지 건강피해의 손실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20~40억 달러에 달한다. 에너지 정책 변화로 인한 건강 혜택 수익은 전지구적 완화의 재정 비용보다 1.4배~2.45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취약한 국가와 인구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국제보건 문제로서 전지구적, 국가적, 지역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청은 폭염·한파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및 사망자 신고 의료기관을 약 500개소 운영 중이다. 또 감염병 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연구·치료 기술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청은 올해 11월까지 기후변화 대응방안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문제는 정부와 민간 등 다양한 분야와 연관이 있어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기후보건영향평가 등 기후보건에 대한 논의를 계속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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