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망상 윗집, 매일 새벽 쿵쾅! 말로는 해결 안돼 더 답답![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4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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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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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을 발생하는 이웃이 장애인 혹은 장애인에 가까운 사람일 때가 있습니다. 해결 방법을 찾기가 참으로 힘듭니다. 대화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말해도 해결 노력을 잘 안 합니다. 게다가 자칫하면 더불어 살아야할 장애인을 차별한다거나 배려해주지 않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피해를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괴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문제이지만 해결 방법을 모색해 봅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피해망상증세 윗집, 새벽에 매일 같이 쿵쾅!… 상하좌우 전 이웃이 고통
윗집에 피해망상증이 있는 사람이 혼자 살고 있습니다. 보통 새벽 1시~2시까지 그리고 4시~5시까지 그냥 생활소음이 아니라 무슨 발작을 하는 것처럼 거의 매일같이 쿵쾅거립니다. 우리집 천장에 달린 전기 등이 떨릴 정도입니다. 알람을 맞춰 놓은 건지 꼭 그 시간만 되면 그러네요. 정말 우리 식구까지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지금 이 호소 메일을 쓰고 있는 시간이 새벽 2시39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소음때문에 자다 깨서 소음이 멎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의 10년을 시달렸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그랬습니다. 딱 한번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대뜸 욕부터 시작하더니 “멋대로 하라”며 문을 쾅 하고 닫아 버리더군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제가 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관리실에 부탁했습니다. 직원 분이 몇 번을 찾아갔는데 결과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 분에게도 매번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그때 자기 입으로 피해망상증이 있다는 말을 직원 분에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윗집의 형님과 연락이 되어서 한참을 이야기했습니다. 사연이 있더군요. 우선은 피해망상 증상이 있는 건 확실한 듯 했습니다. 원래 할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주변에 챙겨주는 사람이 없는지 더 난리입니다. 그 형님은 “내가 가도 문도 안 열어주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하네요. 가족들도 딱히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현재 저희 집뿐만 아니라 그 집 기준으로 상하좌우 여러 집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로 아랫집인 저희 집이 가장 피해가 심합니다.

요즘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수면제인 졸피뎀까지 복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가슴이 떨리네요. 아이들은 자다가 움찔움찔하면서 몸을 떨기도 합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윗집을 둔 이유로 다른 한 가정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배려의 마음으로 넘길 수준이 아닙니다. 예전과 최근에 찍어둔 영상과 소음이 있습니다. 참고가 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조언도 좋고 뭐든지 좋으니 부디 도와 주십시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한 가구의 층간소음로 인해 여러 이웃들이 동시에 피해를 받고 있다면 아파트 관리소보다는 집의 거주자 가족(위 사례의 경우 형님)나, 동대표를 통해 접근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아무리 항의를 해도 윗집에서 해결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 아랫집에서 자체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위층의 쿵쾅거리는 고체전달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천장 석고보드가 좋습니다. 석고보드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때 석고보드의 두께는 최대한 두꺼운 재질로 하고, 천장에 최대한 밀착해서 설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대표나 위층 거주자 가족에게 이웃들이 윗집의 새벽 소음으로 인해 큰 피해를 받고 있다는 설명을 피해자들이 함께 모인 상태에서 상세하게 설명할 기회를 가지십시요. 소음발생에 주의를 줄 것을 당부함과 동시에 실제적인 효과를 위해 위층 소음이 주로 발생되는 장소에 바닥 매트(두께 5cm 이상) 설치를 요청해야 합니다. 소음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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