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도심 덮친 ‘해충 습격’…“지구온난화가 원인”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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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 모기·흰개미 등 해충들이 때 이른 출현과 함께 집단 창궐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 지구적 위기”라고 지적했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날 농림축산검역본부, 산림청 등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외래종 흰개미에 대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에서 흰개미가 발견되면서다.

조사 결과 이 개미는 외래종인 마른나무 흰개미과의 흰개미로 밝혀졌다. 흰개미가 도심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흰개미는 주로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데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진 않는다. 하지만 목재를 갉아 먹어 목조 건축물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흰개미뿐만 아니라 일본 뇌염 매개 모기 등의 출현 시기도 빨라졌다.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지난해보다 19일 일찍 등장하자 질병관리청은 지난 3월23일 모기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때 이른 더위에 모기 성장 속도와 활동이 빨라지면서 말라리아 환자도 지난 4월까지 42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명)에 비해 3.5배 급증한 수치다.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고사시키는 미국선녀벌레 등 해충도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부화 시기가 빨라졌다.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의왕시에 사는 박모(28)씨도 “요새 집 근처 개천을 따라 달리는데 벌레들이 얼굴에 부딪힐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며 “해충들이 집에 들어올까 봐 최근 방충망을 다시 달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때 이른 해충 창궐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3월 평균 기온은 지난해(7.7도)보다 1.7도 더 높은 9.4도였다. 또 평균 최고기온은 15.6도, 평균 최저기온도 3.9도로 전년 3월 기온(최고 12.7도, 최저 3.2도)을 크게 상회했다.

4월에도 서울 낮 기온은 28.4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4월 중순 기준으로 34년 만에 최고 기온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최고기온 평균(19.7도)과 비교해도 무려 10도 이상 차이가 났다.

김재근 고구려대 곤충산업복지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해충들이 평년보다 더 빠르게 창궐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로 전 지구적인 위기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작물이나 사람에게 해로운 영향이 갈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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