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에 의한 학살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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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전쟁3’ 발간한 박만순 씨

“좌와 우에 의한 학살은 어떠한 이유로도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좋은 전쟁은 없고, 나쁜 평화도 없기 때문입니다.”


6·25전쟁 당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20여 년째 활동 중인 박만순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57·사진)가 ‘박만순의 기억전쟁3’(도서출판 고두미)을 발간했다. 이 책은 전국을 돌며 6·25전쟁 전후 억울하게 죽어간 민간인들의 사연을 담은 책인 기억전쟁 시리즈의 ‘완결편’적 성격을 담고 있다.

박 대표는 “2018년에 충북지역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기억전쟁’을, 2020년에는 대전형무소 산내 사건의 진실을 담은 ‘골령골의 기억전쟁’을 펴냈다”며 “이후 충청권을 넘어 남해 땅끝마을부터 전국 곳곳을 다니며 60∼70여 년 전의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유가족의 가슴 아픈 사연을 채록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6·25전쟁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에 뛰어든 것은 2002년 충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다.

그는 “단지 희생자들의 사연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그들과 유가족, 가해자들의 진실을 담담히 담아내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6사단 헌병대 일등상사 김만식의 공개 증언을 이끌어 낸 것을 가장 기억나는 일로 손꼽았다. “김 선생은 상부의 명령으로 강원과 충북 중북부, 경북 북부 등에서 국민보도연맹원을 처형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며 “이에 대한 공개 증언과 참회가 국가의 국민보도연맹사건 진실 규명에 큰 획을 긋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전국을 다니는 강행군에 2015년에는 뇌졸중이 발병해 두 번이나 쓰러졌던 박 대표는 “중간에 겸업을 하기도 했지만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21년을 달려왔다”며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보편적 인권과 평화의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소설가로도 데뷔할 계획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전국에서 농민운동과 소비조합운동이 활발했던 충북 영동군의 독립운동가와 사회운동가들이 6·25전쟁 전후 어떻게 쓰러져 갔는지를 담아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역사문화연대#박만순 대표#기억전쟁3#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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