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시간 ‘1분’. 하지만 응급환자라면 삶과 죽음이 뒤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두 손 모아 회복을 기도하는 그의 가족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준규 군(13)과 엄마 윤영이 지난해 12월8일에 겪은 1분이 그랬다. 윤영은 아들의 뇌에 피가 퍼져 가는 줄도 모른 채 구급대가 응급실 8곳에 “아이 좀 받아달라”고 읍소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같은 해 10월 25일, 박종열 씨(39)는 병원 23곳에서 혈관을 이어붙이는 수술을 거절 당하는 내내 “다리 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구급대와 응급실, 수술실이 어긋난 채 돌아갔던 준규의 228분과 종열의 378분을 ‘1분 단위’로 복기해 봤다. |
종열처럼 응급실에 도착한 후에도 수술 의사를 제때 찾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내는 공식 자료에는 ‘4대 중증응급환자 전원율’ 통계가 있다. 중증외상이나 심근경색, 뇌출혈, 심정지로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 165곳을 찾았던 환자 중에 다른 병원으로 옮긴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집계한 수치다. 2021년 1만7286명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골든타임이 얼마나 지체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응급실에서 병원 몇 곳에 전화를 돌렸는지, 전원을 결정한 후 몇 분 만에 최종 치료 병원으로 옮겨졌는지는 집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표류: 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그들이 구급차를 탔던 날’ 등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디지털 플랫폼 특화 기사는 ‘히어로콘텐츠’(original.donga.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생사의 경계에서 표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디지털로 구현한 ‘그들이 구급차를 탔던 날’ (original.donga.com/2023/sos1) 응급환자와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 갇혔던 75분을 숨소리까지 담은 ‘강남에 응급실이 없었다’ (original.donga.com/2023/sos2) 응급의료 현장을 360° 영상으로 구현한 ‘표류 속으로’ (original.donga.com/2023/sos3) ▽팀장: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취재: 송혜미 이상환 이지윤 기자 ▽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하승희,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뉴스룸 디벨로퍼 임희래 인턴 ▽인터랙티브 디자인: 곽경민 인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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