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한국…성인용 기저귀 수입량 어린이용 제쳤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4일 16시 21분


코멘트
최근 2년 연속 외국산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중량 기준)이 어린이용 기저귀 수입량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은 매년 2만톤을 넘어섰다.

성인용 기저귀는 크게 일자형, 팬티형, 테이프형으로 나누는데 2021년에는 일자형 1만4590톤, 테이프형 7783톤, 팬티형 2832톤 수입돼 총 2만5205톤이 국내에 유통됐다.

지난해에는 팬티형 3153톤, 테이프형 7942톤, 일자형 1만1839톤이 국내에 들어왔다. 총 2만2934톤 규모다.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 늘면서 어린이용 기저귀 수입량을 넘어섰다. 식약처 수입식품안전마루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2021년 한 해 전체 가장 많이 수입된 위생용품(중량 기준) 1위는 성인용 기저귀(23.08%)였다. 이어 일회용 젓가락이 22.04%로 2위였고, 어린이용 기저귀는 19.05%로 3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날까지 수입된 성인용 기저귀는 2774톤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431만5000달러(약 181억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일자형 기저귀가 1540톤으로 가장 수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테이프형 863톤, 팬티형 371톤 순이었다.

이 같은 성인용 기저귀 시장의 성장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의미한다. 이미 일본은 2016년 성인 기저귀 판매량이 영유아 기저귀 시장을 앞질렀다. 2017년 성인용 기저귀 판매 규모는 영유아용 기저귀의 1.3배에 달하는 881억 엔을 기록했다. 지금 환율로 계산하더라도 8471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한국 역시 고령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에 해당한다. 이어 고령화 인구는 계속 증가해 오는 2025년에는 20.6%로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 도달 연수는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한국은 7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성인용 기저귀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뿐만 아니라 실외 활동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증가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액티브 시니어는 각종 활동에 의욕적인 고령자를 말한다. 일본 역시 성인용 기저귀 시장의 증가를 액티브 시니어 증가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인용 기저귀 착용에 대한 사회 인식이 변하면서 관련 수입 규모는 정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사회복지센터 대표는 “고령자가 기저귀를 쓰는 일이 부끄럽기 보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며 “오히려 기저귀를 착용하고 건강한 노후를 즐기는 고령자가 선망의 대상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