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이태원 참사 직전 ‘숨 막힌다’는 신고, 생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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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7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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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소방청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최초 119 신고로 알려진 오후 10시 15분보다 3분 앞선 시점에 ‘숨이 막힌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에 대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정확히 인지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녹취록에서도 공개됐지만 평상시 대화처럼 녹취 내용에 아주 활발하게 생기가 있었다”며 “신고자가 마지막에 (전화를) 끊을 때도 ‘아, 네’ 하고 끊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압착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국장은 지난 5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오후 10시 15분 전에 이태원 쪽에서 119에 신고된 것이 17건 정도 나왔는데 사고 현장에서 신고된 것은 1건이고 나머지 신고 건은 인근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방청은 그간 ‘10시 15분 이전에 들어온 신고는 없었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는데 관련 신고가 그 이전에 1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힌 것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입수한 119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실제로 사고 당일 오후 10시 12분 현장 인근에서 참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인 여성은 “이태원…죠. 숨이…. 막혀 가지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신고 중 휴대전화 등을 떨어뜨렸던 듯 “떨어뜨렸어…. 여보세요”라고 하다 통화가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이 국장은 “오후 10시 15분에서야 정확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것 같다는, 구급차를 출동시켜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최초 신고 시점은 오후 10시 15분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오후 10시 43분 소방 1단계 발령 이후 11시 13분 2단계, 11시 48분 3단계로 상향하는 데 시간이 지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엔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그 부분은 현장 지휘관이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부분”이라며 “인파가 많이 붐비는 상황이라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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