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53·사법연수원 27기)를 현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검찰 고위 간부 여럿이 사직하는 ‘인사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배나 동기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선배와 동기들이 옷을 벗는 검찰 관행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전임 김오수 전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로 7년이나 후배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43명 가운데 이 후보자보다 선배는 13명, 동기는 5명이다. 이 후보자와 함께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됐던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김후곤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일선 고검장 및 고검장급 간부 8명은 연수원 23~25기로 이 후보자보다 2기수 이상 선배다.
임관혁 서울동부지검장, 심우정 인천지검장, 이수권 광주지검장, 문홍성 전주지검장, 노정환 울산지검장 등 일선 검사장 5명(연수원 26기)도 이 후보자의 1년 선배다. 이 후보자의 동기 검사장도 5명이나 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이 후보자의 선배, 동기인 고위 간부들이 내년 초 검찰 인사를 앞두고 줄지어 사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과 달리 일선 청의 수사를 최종 지휘하고 총괄한다”며 “이 후보자의 선배들은 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검찰 조직 안정을 위해 선배 고검장 등이 당분간 남을 가능성도 있다. 이 후보자도 선배 간부들에게 “검찰에 남아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검장은 “십수 명에 달하는 고검장들이 다 나가면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며 “상황을 보고 (사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총장으로 지명되면서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검사 자리도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다. 검찰 내부에선 “이 후보자의 후배인 연수원 28기가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의 기수와 나이가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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