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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세종대왕의 밥상 맛보세요” 궁중음식 체험 프로그램 인기

입력 2022-06-21 03:00업데이트 2022-06-21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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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초정행궁서 10월까지 개최
조리과정-궁중 식사예절 등 곁들여
새로운 형태의 관광 트렌드로 정착
충북 청주시가 초정행궁을 찾는 관광객에게 세종대왕과 조선시대의 궁중음식에 대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초정행궁 수라간 궁중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궁중음식을 맛보고 있는 모습. 전통음식문화원 제공
“웬만한 고급 한정식 식당의 음식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왕들이 드시던 음식을 먹는다는 선택적 행복감에다 음식 하나하나 모두 특색 있고 담백한 우리 고유의 맛이 깃들어 있어 그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18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초정행궁에서 열린 궁중음식 체험 프로그램에 가족들과 함께 참가한 박의련 씨(68·세종시)는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행사에 참여한 다른 참가자들도 모두 만족하는 모습이었고, 특히 어린이들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가 체험한 프로그램은 청주시가 사단법인 전통음식문화원과 함께 이날부터 시작한 ‘초정행궁 수라간 궁중음식 체험’이다. 10월 30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9시와 11시, 오후 2시 등 하루 3차례 ‘세종대왕의 치유식, 구선왕도고(九仙王道고) 시식 체험’이라는 주제로 운영된다.

체험 음식은 세종대왕이 건강식으로 즐겼다는 ‘초조반상(初朝飯床)’이다. 초조반상은 한자 뜻 그대로 ‘이른 아침’인 오전 7시경에 먹던 죽 위주의 상차림을 말한다. 이 밥상의 백미는 ‘구선왕도고’이다. 아홉 가지 약재를 섞어 만든 약떡인 구선왕도고를 말렸다가 가루를 낸 뒤 물을 넣어 끓인 미음 형태의 죽을 말한다. 여기에다 간장으로 간을 맞춰 맛을 낸 궁중 물김치인 장김치와 젓갈, 장조림, 나물장아찌 등의 밑반찬을 곁들이면 상차림이 완성된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궁중음식만 맛보는 게 아니다. 전통음식 전문가들로부터 궁중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재료의 효능, 조선시대 궁중 식사 예절 등도 들을 수 있다.

식사에 앞서 희망자들은 전통 옷인 ‘배자(褙子)’도 입을 수 있다. 궁중음식 체험은 선착순 사전예약제(회당 20명)로 운영된다. 체험비는 1인당 5000원이다.

지명순 전통음식문화원 찬선(饌膳) 원장은 “일반인들은 보통 왕의 음식 하면 12첩 반상을 떠올리지만 초조반상처럼 가짓수가 많지 않으면서도 몸에 이로운 음식들도 있다”며 “앞으로도 왕의 밥상은 물론이고 ‘반찬등속’ 등 건강한 전통 먹을거리를 알릴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유형문화재 제381호인 반찬등속은 1913년 청주 상신리 진주 강씨 집안 며느리가 고한글체로 쓴 조리서다. 청주지역 양반가의 음식 조리법이 기록돼 100여 년 전 청주지역의 식문화와 풍속, 언어, 역사 등을 엿볼 수 있다.

행사 장소인 초정행궁은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과정에서 얻은 안질을 치료하기 위해 1444년 120여 일 동안 초정에 행궁(行宮·임금의 궐 밖 별궁)을 짓고 머물렀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복원한 곳이다. 시 관계자는 “초정행궁에서 조상의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역사와 힐링이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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