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4건 동시다발…이틀째 산림 피해 눈덩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5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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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옥계 산불로 축구장 700개 면적 불타
강릉~동해 고속도로, 열차 운행도 차질

4일 밤 경상북도 울진 산불 모습. 드론촬영=채널A 손지현 스마트리포터(항공사진가)
4일 밤 경상북도 울진 산불 모습. 드론촬영=채널A 손지현 스마트리포터(항공사진가)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 삼척으로 번진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산림당국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강릉과 영월에서도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4일 밤 경상북도 울진 산불 모습. 드론촬영=채널A 손지현 스마트리포터(항공사진가)
5일 오전까지 강원지역에서는 삼척시 원덕읍, 동해시 망상동, 강릉시 옥계면, 성산면, 영월군 김삿갓면에서 산불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동해 망상 산불은 강릉 옥계에서 확산된 것이어서 도내 산불은 총 4건이다. 이에 따라 진화 헬기와 인력이 분산된 데다 여전히 강한 바람이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밤 경상북도 울진 산불 모습. 드론촬영=채널A 손지현 스마트리포터(항공사진가)
● 강릉 옥계 산불 방화 용의자 검거


강릉 옥계산불 현장. 강릉시 제공
강릉 옥계산불 현장. 강릉시 제공
이날 오전 1시 20분경 강릉 옥계면에서 난 산불은 동해 망상으로 옮겨 붙으며 확산됐다. 산림당국은 날이 밝자 헬기 5대와 공무원 등 40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 피해 면적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반 옥계 산불 피해 면적은 60㏊였지만 오후 3시 현재 축구장 면적의 700개에 해당하는 500㏊로 잠정 집계됐다. 산불로 주택 4채가 전소됐고, 동해고속도로 옥계나들목~동해나들목 구간이 통제됐다. 또 강릉역~동해역 구간의 KTX와 무궁화호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이날 산불이 나자 안전지대로 대피하던 A 씨(85·여)가 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최근 요양병원에서 나온 A 씨는 거동이 불편해 보행 보조기를 끌고 대피하던 중 넘어져 쓰러져 있다가 주민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강릉 옥계산불 현장. 강릉시 제공
강릉 옥계산불 현장. 강릉시 제공
한편 경찰은 옥계 산불의 방화 용의자인 60대 B 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7분경 “B 씨가 토치 등으로 집에 불을 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B 씨를 붙잡았다. 현장에서 발견된 헬멧과 토치, 도끼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은 B 씨가 주택 등 2곳에 토치 등으로 불을 냈고, 이 불이 산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B 씨는 “주민들이 수 년 동안 나를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10시 20분경 강릉시 성산면 영동고속도로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오후 3시 현재 산림 20㏊를 태운 것으로 집계됐다. 산림당국과 강릉시는 헬기 2대와 공무원 200여 명을 성산면 산불 현장에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

전날 낮 12시 45분경 영월 김삿갓면에서 발생한 산불도 이틀째 이어지면서 이날 헬기 2대와 진화차 10대, 소방차 18대, 72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피해면적은 75㏊로 추정되고 있다.

● 삼척 산불 피해 면적 260㏊


산림당국과 삼척시는 5일 날이 밝자 헬기 12대와 진화차 22대, 소방차 83대 등을 삼척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공무원, 진화대, 소방, 군인, 경찰 등 1900여 명의 인력도 투입했다.

삼척 산불 현장. 삼척시 제공
삼척 산불 현장. 삼척시 제공
이날 오후 3시 반 삼척의 산불 피해 면적은 260㏊로 집계됐다. 원덕읍 월천리의 주택 1동이 소실됐고 울진과 삼척의 경계에 있는 고포마을 주택 4채도 불에 탔다. 산불로 주민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가 이날 오전 90여 명은 귀가했다.

삼척 산불 현장. 삼척시 제공
삼척 산불 현장. 삼척시 제공
이날 새벽 산불이 급속히 번지면서 삼척 호산리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인력과 장비를 사전에 집중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삼척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건조경보가 내려졌고, 강풍주의보도 발효된 상태다. 다행히 새벽까지 북쪽으로 불던 바람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산불의 북상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일몰 전까지 주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척 산불 현장. 삼척시 제공
삼척 산불 현장. 삼척시 제공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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