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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정부 “방역완화 후퇴 어려워”… 미접종자 치료비 본인부담 검토

입력 2021-11-27 03:00업데이트 2021-11-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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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위드코로나]병상대기 1310명… 국내 확산세 심각
김부겸 국무총리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치료비 자부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접종 거부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개인이 직접 치료비를 내게 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곧바로 실무 검토를 시작했다. 하지만 ‘미접종을 선택한 데 따른 책임’이라는 옹호론과 함께 ‘사실상 접종 강요’라는 반발도 만만찮다. 이런 극약 처방까지 검토하는 것 자체가 현재 유행 상황을 억제할 묘수가 없는 정부의 고민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현행법엔 ‘지자체가 치료비 부담’ 명시

김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접종자의 치료비를 본인에게 부담시키는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런 아이디어도 있다. 감염병은 재난이고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데 그 책임이 어디까지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상 코로나19 등 제1급 감염병에 따른 치료비는 관할 시도가 부담한다. 강제로 격리해 치료하는 만큼 그 비용은 환자에게 물리지 않는다는 취지다. ‘미접종자에게 치료비를 부담시킬 수 있다’는 등의 예외 조항은 없다. 정부 관계자는 “총리가 언급한 만큼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만약 추진한다면 의학적 사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경우는 예외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발표될 방역 강화 대책에 법 개정 방침이 담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방안에는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현재 법적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인데, 그에 따르지 않았다고 금전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접종을 강요하면 오히려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수도권 ‘완충 병상’도 이미 82% 가동

김 총리는 상태가 호전됐는데도 중환자실 퇴원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치료비를 물리는 방안도 언급했다. 25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4.5%에 이르는 상황에서 병상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김 총리는 “고비를 넘긴 환자를 일반 병실로 옮기면 수도권에서 130∼150개의 중환자 (여유) 병상을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중환자실의 병상 회전율을 높이는 방식의 대응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중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의 최소 입원 기간까지 줄일 순 없기 때문이다. 서울 한 대학병원의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중환자 증가) 속도라면 조만간 장기 이식 등 다른 중환자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환자들의 ‘완충 병상’ 역할을 할 준중환자 병상이 계획만큼 빠르게 확보되지 않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324개 중 266개는 사용 중으로, 가동률이 중환자 병상과 비슷한 82.1%로 높아진 상태다.

○ “지금 방역 강화해도 2∼4주 후 효과”

정부는 현재 10명(미접종자 4명 포함)인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줄이거나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을 다시 제한하는 거리 두기 방식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 총리는 “(거리 두기 강화로 한 발 후퇴하는) ‘백(back)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강력한 조치 없이 ‘의료 붕괴’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치료 중인 중환자들은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대이던 2, 3주 전 시점에 감염된 사람들”이라며 “4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는 만큼 앞으로 위중증 환자가 큰 폭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싱가포르는 8월 10일 점진적인 일상 회복을 선언할 당시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70명대였다. 방역 완화 이후 확진자 추이가 1500명대를 넘어서자 싱가포르는 9월 27일 5명까지 허용했던 식당·카페 모임 인원을 다시 2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확산세는 계속돼 10월 29일에 377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에야 감소세로 돌아섰다. 방역 강화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한 달이 걸린 셈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하루 확진자가 7000명 이상으로 늘어나면 봉쇄 수준의 조치로도 한 달 안에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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