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에 탄소흡수원 풍부… 기후위기 극복 위해 협력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
한국-싱가포르 장관 환경문제 대담
숲-습지 등이 탄소 줄이는 역할… 생태계 보존해 기후변화에 대응
배출량 감축할 기술 개발하고, 전세계 차원에서 탄소 관리해야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담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오른쪽)의 발언을 에이미 코르 싱가포르 지속가능환경부 선임 국무장관이 듣고 있다. 32개국 환경 대표단이 모인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은 7일까지 개최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담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오른쪽)의 발언을 에이미 코르 싱가포르 지속가능환경부 선임 국무장관이 듣고 있다. 32개국 환경 대표단이 모인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은 7일까지 개최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낮 최고기온 30도를 넘기는 더위가 10월 초 한반도를 덮쳤다. 필리핀 인근과 남중국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 2도 오른 고수온 현상이 원인이다. 여기서 발생한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상기온 현상은 이제 낯설지 않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지속될수록 폭염과 가뭄, 홍수 등이 점점 더 강력해지고 그로 인한 생명과 재산 피해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문제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7일까지 진행되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한 아태 지역 32개국 정부 대표단과 국제단체가 모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번 포럼 의장을 맡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싱가포르 에이미 코르 지속가능환경부 선임 국무장관과 함께 아태 지역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대담을 열었다. 간담회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상기후현상 발발 등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정애 장관=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키웠다. 사람들이 오가지 않으면서 환경과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을 모두가 목격했다. 또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오히려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아태 환경장관포럼이 한국에서 열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에이미 코르 장관=기록적인 산불과 폭우, 가뭄 등을 겪으면서 이제는 전 세계 모두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우리 부처가 이름을 ‘물환경부’에서 ‘지속가능환경부’로 바꾼 것도 이러한 고민이 그 배경에 있다.

―포럼에서 ‘자연기반 해법’을 바탕으로 한 기후위기 극복을 다룬다.

▽한 장관=자연기반 해법이란 생태계를 보호하고 잘 관리해 기후변화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태 지역에는 습지와 해양, 산림 등 탄소흡수원이 풍부하다. 이들을 잘 보존하면 향후 탄소중립사회에서 탄소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코르 장관=싱가포르는 맹그로브 숲 회복 사업이 사례가 될 수 있다. 맹그로브 생태계를 복구하고 관리하면 탄소흡수량이 많아질 뿐 아니라 숲이 파도를 분산시켜 해안 침식을 막는 효과도 있다. 이와 같은 자연기반 해법은 사람에게는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향후 탄소배출권 거래의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도시화가 이미 진행된 곳이나 국토 면적이 작은 국가는 자연기반 해법 도입이 쉽지 않겠다.

▽코르 장관=그래서 다자 협력이 중요하다. 나라별로 탄소 교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도 있다. 향후 청정에너지, 전기차, 녹색금융 등의 분야에서 각국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저탄소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한 장관=온실가스는 각 나라의 발생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도 배출총량을 줄이는 데 협업해야 한다. 기술 개발을 통해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난 뒤 해외에서 감축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탄소흡수원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최근 플라스틱 문제가 부각됐다.

▽코르 장관=우리가 쓰는 마스크를 포함해 각종 방호구, 비대면 택배로 인한 포장 폐기물 등이 늘었다. 싱가포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장관=아시아는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의 50%, 소비의 38%를 차지한다. 이 플라스틱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으면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태계를 파괴한다. 어업 비중이 높은 아태 국가에서 플라스틱 감축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 폐기 등을 다루는 국제 협약 마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플라스틱 국제 협약이 무엇인가.

▽한 장관=내년에 열리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논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국제사회가 의지를 모아 대체 원료를 찾거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계획을 세우고 지키자는 것이다. 한국은 이번 포럼에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아태 국가들의 지지를 모아 플라스틱 협약 마련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

―기후·환경 문제는 국제 협업이 중요하다.

▽한 장관=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식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기후·환경 문제에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아태 국가들과 나누고, 기술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번 포럼은 아태 국가들이 녹색전환과 성장을 이루는 데 대한민국이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아태지역#탄소흡수원#기후위기 극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