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포장’ 전면 금지 2주전… 마트 가보니 수두룩

강은지 기자 입력 2021-06-22 19:17수정 2021-06-23 16:5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형마트 등에서 재포장 금지가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다. 환경부는 올 1월부터 ‘원플러스원(1+1)’이나 증정 행사를 할 때 개별 상품을 다시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재로 감싸는 것을 금지했다.

7월부터는 규제 대상이 늘어난다. 이달까지는 대기업이 만든 2개 이하 제품의 묶음 포장 판매만 금지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중소기업 제품도 재포장 금지 대상이 된다. 또 3개 이하 제품을 묶어서 팔 때도 재포장을 하면 안된다. 제도 확대시행 2주를 앞두고 서울의 주요 마트를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 30분 동안 22개 나온 재포장

“이거 재포장 적발 대상이네요.”

17일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 취재진과 동행한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화장품 코너를 가리켰다. 재포장된 제품들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기업에서 생산한 세안제와 바디로션이 각각 2개씩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있었다. 제조일자는 모두 올해 2월. 올해 1월 생산품부터 재포장 금지 대상이라 규정 위반이다.

주요기사
현재 적발 대상인 2개 들이 재포장 제품은 식품과 화장품 코너에 많았다. 껌, 군밤, 케첩과 마요네즈, 선크림 등이 2개씩 포장돼 판매대에 진열됐다. 백 활동가는 30분 동안 적발 대상 제품 22개를 찾아냈다. 그는 “이런 포장재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버려야 하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 식품 재포장 비닐에는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재’라고 적혀 있었다. 자칫 소비자들에게 ‘써도 괜찮은 포장재’란 인식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생분해성 수지도 합성수지이므로 재포장 금지 대상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재포장을 해서 판매하다 적발되면 수입자와 제조자, 판매자 모두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마트 등 판매자가 특별 이벤트 등으로 따로 포장할 경우 판매자만 과태료를 낸다. 면적이 33㎡ 이상인 가게는 모두 적용 대상이다. 단, 과일과 같은 1차 식품, 낱개 판매를 하지 않는 제품, 소비자가 선물 포장을 요구하는 경우 등은 재포장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7월엔 ‘3개 포장’도 금지

다음 달부터는 재포장 금지 제품이 중소기업 제품과 3개 이하 포장 제품으로 확대된다. 제도 시행이 코앞인 상황이지만 3개를 묶어 놓은 재포장은 대형마트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었다.

유독 3개들이 재포장을 많이 하는 품목도 있었다. 육포, 젤리, 사탕, 치약, 물티슈 등은 대부분 3개씩 비닐에 재포장된 채 진열돼 있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경쟁 회사가 재포장 제품을 진열하고 있는데 우리가 먼저 빼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속이 코앞이지만 기업 들의 마케팅 경쟁으로 ‘눈치 게임’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3개 묶음 재포장 금지에 대비해 4개씩 묶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2, 3개 묶음 판매가 많았던 과자, 찌개양념, 게맛살 등은 4개씩 재포장해 진열돼 있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3개 이하’라는 재포장 규정이 기업들에게는 빠져나갈 여지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점포 등에 7월 재포장 금지 지침을 알리고 있다”며 “전국적인 계도와 단속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