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가혹행위와 오진으로 아들 5개월째 못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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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4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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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페이스북 페이지 ‘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사진출처=페이스북 페이지 ‘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육군의 한 병사가 군대 내 가혹행위와 군 병원의 오진으로 5개월째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육군 상무대 근무지원단에 복무 중인 이 병사의 아버지 A 씨는 3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아들 B 씨가 군 훈련 중 인대가 다쳤지만 군 측이 꾀병이라고 하며 묵살해 뒤늦게 치료를 받게 된 사연을 전했다.

제보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 11월 유격 훈련 당시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서기 300회를 하던 중 인대가 파열됐다. B 씨가 통증을 호소하자 군 측은 두 달 가까이 꾀병이라고 묵살하다가 B 씨가 부상 부위 염증으로 인해 고열 증세를 보이자 1월 혹한기에 난방이 되지 않은 이발실에 아들을 가두고 24시간 동안 굶겼다.

이후 B 씨가 육군본부 민원실에 항의하고 나서야 다음 날 저녁 식사를 받았고 부상 당한지 3달 만에 병원에서 발목인대수술을 받게 됐다. 부대로 복귀한 B 씨는 이후 3번이나 계단에서 낙상해 수술 부위가 벌어져 염증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18배가 높았다.

A 씨는 “부대 지휘관이 ‘지침대로 격리시켰을 뿐 우리에게 책임이 없다’라고 하며 알아서 치료하라는 식으로 말했다”라며 “병원에서 치료 후 휴가를 다 써 부대로 복귀한 아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갔음에도 군의관은 진통제만을 주며 별다른 조처를 해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B 씨는 병원 재검사를 통해 재수술과 항생제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군의관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병원 측 의사가 직접 군의관에게 직접 연락을 하자 곧바로 입원 조치를 시켜줬다. 또한 해당 군의관은 아들의 수술에 대해 “이 수술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맡기면 해주긴 하겠다”라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식의 입장을 반복했다.

A 씨는 “일련의 사건을 정리해 국방부 장관님께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 서류는 가해자인 부대 지휘관에게 전달됐고 부대의 증인인 병상들이 매일 가해자들에게 끌려가 취조당하고 진술서를 강요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가 알리고 다시 민원을 제기하자 군 관계자들은 인제야 아들을 찾아와 살피고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아들은 오랜 시간 병원 입원에 지쳐 염증 수치가 높아질 때마다 패혈증 등의 부작용을 검색하며 불안해하고 있다”라며 “아들이 잘못된 생각을 할까 두렵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육군 부대뿐만 아니라 군 병원도 연관돼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감찰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 씨의 가족은 이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4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1618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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