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올해 재개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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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훼손 논란으로 공사 중단
환경부와 협의 마치고 재개 계획
환경단체는 “녹지 훼손” 반발

3년 동안 3번 중단됐던 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 마치 이발을 하다 만 것처럼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제주도는 환경영향 저감대책을 보완해 10월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여전히 거세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3년 동안 3번 중단됐던 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 마치 이발을 하다 만 것처럼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제주도는 환경영향 저감대책을 보완해 10월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여전히 거세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삼나무 훼손 논란으로 3년 동안 3차례나 중단된 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올해 재개될지 관심이다.

제주도는 환경영향 관련 대책을 보완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환경단체 등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올해 재개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대책을 보완해 10월경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최종 협의를 마무리 짓고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대한 제주도 입장은 최근 제주도의회 임시회의에서 나왔다. 고용호 제주도의회 의원은 도정 질의에서 “비자림로 인근에 새로운 관광지 등으로 차량 통행이 늘어나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어 확장공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개발과 보존이라는 프레임을 걷어내고 주민과 관광객, 도민이 공존하는 발전 사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주민 숙원 사업인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정부로부터 특별교부금을 어렵게 확보해서 공사를 진행했었다”며 “삼나무 구간을 벌채하면서 숲 자원을 훼손한다는 문제 제기와 오해가 있었는데 환경영향 훼손 저감대책에 대한 보완 작업이 마무리되는 10월경 공사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42억 원을 투입하는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은 대천교차로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km다. 2018년 6월 착공했으나 도로 주변 삼나무 벌채에 반발하는 시민단체의 항의에 부닥쳐 40일 만에 공사가 중단됐다. 제주도는 공사 중단 뒤 전문가그룹에서 건의한 내용을 받아들여 도로 폭을 당초 24m에서 22m로 줄이고 삼나무 숲 우회도로를 개설한 뒤 숲길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벌채 면적을 당초 4만3467m²에서 2만1050m²로 절반가량 줄였다.

이 같은 보완대책을 마련해 2019년 3월 공사를 재개했으나 시민모임과 환경단체 등이 멸종위기 생물인 팔색조, 애기뿔쇠똥구리, 으름난초 등이 발견됐다고 주장하자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지난해 5월에는 제주도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환경영향 저감대책 협의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공사를 재개했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고 다시 중단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 완공 목표는 올 6월이지만 상당 기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 번째 공사 중단 이후 법정보호종 포획과 이주 등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꼼꼼히 보완하고 있다”며 “공사를 재개하면 완공까지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공사 재개 입장에 대해 환경단체와 시민모임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들 단체는 24일 확장공사장 현지에서 발표한 ‘제주환경선언문’을 통해 “비자림로 숲 파괴와 제2공항, 송악산 개발 등 각종 개발에 시달리고 있다.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제주의 하늘과 바다, 녹지는 황폐해지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비자림로#제주#확장공사#삼나무 훼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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