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창고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화려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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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창고 개조한 ‘광양예술창고’ 초등생 미술작품 등 영상 전시
담양군의 문닫은 양조시설 이용… 해동문화예술촌으로 바꿔 인기
양곡창고 개조한 담빛예술창고는 2015년 개관후 매년 15만명 찾아

오래된 양곡창고를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전남 담양군 담빛예술창고는 지역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담양군 제공
오래된 양곡창고를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전남 담양군 담빛예술창고는 지역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담양군 제공
지역에 버려진 창고나 폐주조장 등의 건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낡고 허름한 공간이 문화 예술로 채우는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전남 광양시 광양읍 옛 광양역 앞 폐창고를 개조한 ‘광양예술창고’가 22일 문을 열었다. 폐창고가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된 게 계기였다.

광양예술창고는 폐창고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건물 내부 천장을 마감하지 않고 목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디어영상실에는 길이 56m, 높이 4m, 상영 면적 226m²에 이르는 빔 프로젝터 10대가 설치됐다. 광양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에 전이수 작가와 지역 초등학생들의 미술 작품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광양 출신으로 한국 기록사진의 대가로 꼽히는 고 이경모 선생의 사진 자료도 볼 수 있다. 이 작가의 사진 자료를 디지털화해 대형 터치스크린에 담았고 생전에 사용했던 카메라도 전시된다. 전시실과 함께 문화쉼터와 다목적실, 어린이 다락방도 문을 열었다.

옛 광양역 터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전남도립미술관이 개관했다. 정현복 광양시장은 “광양예술창고와 전남도립미술관이 문을 열어 문화예술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차별화한 콘텐츠로 문화예술의 향기가 널리 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에서 문화재생사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담양이다. 담양읍 구도심에 자리한 해동문화예술촌은 ‘아트팩토리’로 부활한 폐산업시설의 대표적인 공간이다. 해동문화예술촌의 전신은 ‘술 공장’이다. 2010년 주조장이 문을 닫자 담양군은 2016년부터 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가꿨다. 양조시설과 창고 등 14동을 매입해 문화와 예술을 덧입히는 작업을 마쳤다.

주조체험동에는 세계의 술과 우리나라 지역별 대표 막걸리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막걸리, 색과 소리를 익히다’ 공간에서는 술 익어가는 소리를 영상과 음향으로 재현했다. 고두밥을 펼쳐놓았던 넓은 공간은 그대로 두면서 미디어아트를 통해 담양 곳곳의 사계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해동문화예술촌에서 1km 떨어진 담빛예술창고는 오래된 양곡창고를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2015년 9월 개관한 이후 매년 15만 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전시공간 부족으로 담빛창고 바로 옆에 쌍둥이 담빛창고를 신축했다. 전체 2층 복층구조로 외관과 규모는 본관과 비슷하다.

전남 나주시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의 전신은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던 잠사(蠶絲) 공장이다. 1994년 폐업 뒤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나주잠사는 2014년 문체부가 공모한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누에고치 건조시설과 고치보관소, 보일러실, 굴뚝, 기숙사, 사택 등 건물 6동이 문화센터로 재탄생했다.

나빌레라 문화센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옛 나주정미소는 100년 된 붉은 벽돌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구조물을 보강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나주정미소 부지에 남아있는 건물 4개 동 가운데 1개 동이 난장 전용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공연 외에도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전시공간, 뮤지션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폐창고#창고가#복합문화공간#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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