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지지자들, 이젠 靑청원까지…‘2차 가해’ 계속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2일 0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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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2021.3.17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2021.3.17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A씨의 기자회견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 선관위 결정을 징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중잣대를 남발하는 선관위와 그 결정권자들을 징계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21일 오후 8시 기준 1000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해당 청원글 작성자는 “기자회견을 한 공무원과 그 무리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보더라도 편향적이고 배타적인 내용을 서슴지 않고 발표했다”며 해당 기자회견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친여 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 등에는 선관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피해자를 비판하는 2차 가해성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2차 가해가 법보다 위에 있는 나라”라거나 “성추행 증거가 없다” “박시장 살해공범”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선관위가 A씨 기자회견을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단 이유로 “선관위 물갈이해야 한다” “선관위 담당자들을 공수처에 신고해야 한다”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A씨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같은 2차 가해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 교수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2차 가해를 포함한 후유증 때문”이라며 “피해자를 오히려 공격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대한민국 여성 중에 누가 피해를 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서 ‘2차 가해’를 정의만 내리고 처벌 규정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온라인에서) 2차 가해라는 사실을 알면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처벌하지 않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를 향해서도 “피해 여성의 신변 안전과 피해 회복을 위한 국가의 책무는 없느냐”며 “2차 가해는 여성가족부에서 내버려 둬도 되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적인 문제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는 현실을 왜 자꾸 정치 쟁점화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7일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 “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A씨가 공무원 신분으로 특정 정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며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서울시선관위에 신고했다.

그러나 서울시선관위는 “(A씨의 기자회견이)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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