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상공인들 한숨… 매출 36% 급감때 임차료는 0.6%만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市, 주요상권 7500개 점포 조사

서울시내 주요 상권에 있는 점포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1년 전보다 40%가량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반면 ‘통상임대료’는 같은 기간 0.6% 감소에 그쳐 부담은 더 늘었다. 통상임대료는 임차인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월세와 공용관리비에 보증금을 월 단위로 전환한 금액이다.

서울시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서울형 통상임대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12월 명동거리, 강남역, 이태원 등 실생활과 밀접한 업종이 모여 있는 150곳의 주요 상권 1층에 있는 점포 7500곳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을 통해 조사했다.

○ 명동·강남 상권 매출 절반 이상 감소

분석 결과 조사 대상 점포들의 영업 기간은 평균 8년 6개월로, 전용 면적은 60.8m²(약 18.39평)였다. 하루 영업 시간은 11시간이었는데, 한 달에 3.4일을 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점포당 직원 수는 2.7명이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한식·중식·일식·양식 등)이 45.9%로 가장 많았다. 음식점에 패스트푸드나 치킨, 제과 등 간이음식점(14.1%)을 더하면 먹거리와 관련된 점포가 전체 조사 대상 점포의 60.0%에 이른다. 주요 상권에 있는 점포 10곳 중 6곳이 먹거리 관련 점포인 셈이다.

점포들의 지난해 단위면적(m²)당 월평균 매출은 26만8000원으로, 평균 전용면적(60.8m², 약 18.39평)으로 환산하면 월 1629만 원 정도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평균 매출액이 1년 전에 비해 36.4% 줄었다”며 “명동거리 인사동 연남동 강남역 등 상권의 경우 절반 아래로 줄어들 만큼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통상임대료는 m²당 월 5만4100원 정도였다. 2019년(월 5만4400원)보다 약 0.6% 떨어진 것이다. 평균 전용면적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329만 원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명동거리의 m²당 통상임대료가 월 22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인사동 강남역 압구정로데오 등도 월 9만 원을 웃돌았다.

조사 대상 점포의 31.6%는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임차료를 할인받았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큰 피해를 입은 인사동과 명동거리는 각각 68.3%와 53.3% 정도가 임차료를 할인받거나 납부를 유예받았다.

○ 서울시 ‘상생임대료’ 도입해 임차료 감액

서울시는 조사 결과를 서울형 공정임대료 산정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서울형 공정임대료는 임차인이 임차료 감액 조정을 시에 신청하면 조사 자료를 활용해 분쟁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제도다.

시는 올해 ‘코로나19 상생임대료’ 제도로 도입하기로 했다. 2019년 평균 매출액과 비교해 최근 2개월 연속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면 특정 기간 동안 임차료 감액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임차료 감액 조정을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은 ‘서울시 눈물그만상담센터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 뒤 시 분쟁조정위원회에 연락해 제출하면 된다.

서성만 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시는 주변 시세를 반영한 공정임대료와 코로나19 상생임대료 제안 등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리적으로 임대료를 합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서울#소상공인들#한숨#임차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