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금지·몸만 샤워’ 확진자 세번 다녀갔지만 살아남은 헬스장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19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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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해적짐 헬스클럽이 영업이 중단돼 불이 꺼져 있다. 2021.2.14/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해적짐 헬스클럽이 영업이 중단돼 불이 꺼져 있다. 2021.2.14/뉴스1 © News1
실내체육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 3명이 다녀간 한 헬스장은 집단감염으로 번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감염 발생 여부를 가른 건 무엇이었을까.

서울 동대문구 A헬스장에서는 지난 6일과 8일에 다녀간 회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곳에는 지난 1월 30일과 지난해 8월에도 각각 다른 확진자가 다녀갔다.

◇확진자 3명 다녀간 헬스장 “정수기 종이컵 없애고 샤워는 몸만”

19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A헬스장 밀접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2월 6일에 함께 운동한 회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고 나머지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구는 추가 확진자가 헬스장에서 감염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월과 지난해 8월 밀접 접촉자 중에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A헬스장은 1090㎡(약 330평) 규모로 확진자와 함께 머물렀던 인원은 100~150명 정도다.

A헬스장 총괄 업무를 맡은 이상훈 점장(33)은 “따로 지침이 없었던 부분인데 정수기에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없게 치워버렸다”고 말했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정수기 주변에 모여서 물을 마시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이 점장은 “지난 1월과 이번 달에 방문한 확진자 모두 물을 마시긴 했지만 개인 물통을 사용해 멀찍이서 혼자 마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등 제대로 쓰지 않는 회원은 바로 퇴장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이 점장은 “이전에 확진자가 다녀갔을 때 피해가 너무 컸기 때문에 문자로 마스크를 벗으면 퇴장시킨다고 경고했다”며 “덕분에 마스크를 안 쓰는 회원은 없다”고 말했다.

샤워실 이용 수칙도 더 엄격하게 운영한다고 했다. 이 점장은 “샤워실에서는 마스크를 벗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며 “샤워실을 이용할 때 세수를 하지 말고 몸 위주로 씻어달라고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A헬스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다녀간 첫 번째 확진자와 지난 6일과 8일에 다녀간 세 번째 확진자는 샤워실을 이용했다. 두 번째 확진자가 다녀갔던 지난 1월은 샤워실 이용이 금지된 때였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실내체육시설에서 샤워 부스 사이를 한 칸씩 띄워서 샤워실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방역당국은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헬스장이 샤워실과 탈의실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로구 헬스장에서는 지난 10일 시설 관계자 1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후 17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42명으로 늘었다.

◇헬스장 관장 “집단감염 헬스장, 마스크 제대로 썼나” 추궁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은 구로구 헬스장 집단감염 사태로 다시 영업제한이 강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 점장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헬스장에 대해 “자기는 안 걸릴 거라 생각하고 대처한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운영하면 동종업계가 다 죽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차라리 벌금을 엄청나게 올려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센터는 없어지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헬스장 관장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카페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헬스장을 향한 비판이 높다. 이들은 구로구 헬스장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진들을 올리며 “확실하게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CCTV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구로구 헬스장 관장은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당시 밀접 접촉자 분류를 위해 해당 헬스장 CCTV를 확인했다”며 “당시 마스크 미착용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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