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절기 역주행…‘입동·소설·동지’ 매년 더 따뜻해졌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1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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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소설·동지 등 최저기온 매년 올라
대설만 하락…"근래 초겨울 찬공기 유입"
최근 10년 평균 최저, 47년 간보다 높아

최근 춥지 않은 겨울이 몇 차례 지나간 가운데, 입동 등 겨울철 절기들의 기온도 기상청 관측 이래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겨울철 절기별 최저기온은 입동 0.07도, 소설·동지 0.05도, 소한 0.04도, 대한 0.14도씩 매년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대설은 매년 0.06도씩 하락했다.

47년 간 거의 대부분의 겨울철 절기 최저기온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대설의 기온 하강 추세와 관련, 기상청은 “근래 초겨울에 일시적으로 상층의 찬 공기 유입이 잦았던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동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를, 소설은 얼음이 얼기 시작해 첫 눈이 내리는 시기를, 대설은 1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시기를 말한다. 동지는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을, 소한은 작은 추위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겨울 중 가장 추운 시기를, 대한은 큰 추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절기 명칭과 달리 소한이 대한보다 더 추운 날씨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국내 속담 중에는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지난 47년 간 각 절기 평균 최저기온을 보면 입동 5.5도, 소설 0.6도, 대설 -1.8도, 동지 -3.3도, 소한 -5.8도, 대한 -5.6도로, 소한이 대한보다 기온이 더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최근 10년 간(2010~2019년)의 절기별 평균 최저기온을 지난 47년 간(1973~2019년)의 절기별 평균 최저기온과 비교해 보면, 최근 10년 간의 기온이 더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최근 10년 간의 평균 최저기온은 지난 47년 간보다 입동은 2.2도, 소설은 1.6도, 동지는 0.7도, 소한은 0.8도, 대한은 1.4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 비교에서도 대설만 지난 47년 간의 기온이 1.6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이 같은 겨울철 기온 상승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큰 틀에서 볼 때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 온난화가 (원인이)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여름철엔 이상기후가 계속돼 왔다.

7월 평균기온의 경우 이례적으로 6월 평균기온보다 낮은 모습을 보여,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처음으로 기온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또 올해 장마는 중부지방과 제주지방에서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부지방의 경우 올해 장마철이 6월24일 시작해 8월16일에 종료, 총 54일을 기록하면서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제주의 경우도 장마 기간이 6월10일~7월28일로 49일을 기록해 1위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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