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윤석열, 검사 접촉 늘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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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 반발 확산, 이번주가 분수령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올려 평검사들의 반발에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비판한 평검사를 향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글을 올리자 평검사 230여 명이 전날까지 “나도 커밍아웃 한다”며 집단 반발했다.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3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만찬을 하는 등 일선 검사와의 직접 접촉을 늘리고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추가 움직임 등에 따라 이번 주가 평검사 집단 반발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추미애와 조국, 평검사들 반발 비판

추 장관은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공유했다. 공유한 글은 추 장관의 검찰개혁을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지적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가 2017년 인천지검에 근무할 당시 강압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쓴 것이었다. 동료 검사의 약점을 가려주기 위해 피해자를 구속했다는 의혹에 이 검사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다시 한 번 추 장관이 이 검사를 저격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과 일선 검사들을 상대로 감찰이나 수사 등 추가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검사들이 “선택적 반발”을 한다며 추 장관에게 힘을 보탰다. 조 전 장관은 1일 페이스북에 ‘일개 시민 입장에서 수사권, 기소권, 감찰권 등을 보유한 검찰에 몇 가지를 묻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등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유죄 판결이 난 지금, 자성의 글이나 당시 수사책임자 및 지휘라인에 대한 비판은 왜 하나도 없냐. 검찰은 무오류의 조직이라는 신화를 여전히 신봉하고 있는 것이냐”고 적었다. 이어 “과거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 또는 민정수석이 비공식적 방법으로 내린 수많은 수사지휘에 대해서는 ‘대선배의 지도편달’이라며 공손히 받아들였다”며 “왜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비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 공식적 지휘했을 때만 ‘검란(檢亂)’이 운운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자성의 목소리 없이 오히려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달 30일 공개됐는데, 이틀 만인 1일 오후 6시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는 답변을 해왔다.

○ 윤 총장, 부장·차장검사와 직접 접촉

윤 총장은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협공에도 1일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대전고·지검을 방문한 윤 총장은 3일 법무연수원을 방문할 계획이다. 대검에 따르면 윤 총장은 법무연수원에서 ‘부장검사 리더십’ 과정에 참석해 33∼34기 초임 부장검사 약 30명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저녁식사를 함께할 예정이다. 또 9일 신임 차장검사들을 대상으로도 강연한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강화(講話)는 교육 과정에 항상 포함되는 일정으로 이미 이전에 확정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 1월 14일 법무연수원 부장검사 상대 강연에서 윤 총장은 “헌법정신은 국민이 모두 동의하는 국가 핵심 가치체계이다. 이것을 지키는 데 검찰의 자원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임 부장검사를 상대로 한 강연에서 윤 총장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이미 지난달 국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할 말을 다 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윤 총장은 직접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검사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위은지 wizi@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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