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택배 박스, 미생물에게 주니 ‘바이오 디젤’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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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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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원료 생산 균주 유전자 편집 등으로 도입 된 이성화효소 기반의 자일로스 대사경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2020.10.12/뉴스1
디젤 원료 생산 균주 유전자 편집 등으로 도입 된 이성화효소 기반의 자일로스 대사경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2020.10.12/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비대면 전환 가속화 등 새로운 변화에 따라 택배 박스·종이 포장 용품과 같은 폐기물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목질계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디젤을 바꿔주는 유전자 편집 미생물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소속 이선미 박사팀이 버려지는 농업 부산물, 폐지, 택배박스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로부터 바이오디젤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미생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미생물은 기존대비 2배의 생산 수율을 보였다.

디젤을 바이오디젤로 대체하거나 혼합해 사용하면 기후변화 대응 및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같이 팜유, 대두유 같은 식물성 기름 또는 폐식용유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생산하는 방식은 원료수급이나 국제적 식량 자원 불균형 분배 같은 문제점이 있다.

이에 식량 작물 원료가 아닌 농사 또는 벌목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풍부한 탄소자원으로 2세대 바이오연료 생산의 원료로 연간 생산량이 약 1000억 톤에 달한다.

연구질이 개발한 미생물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포함된 당 성분을 먹이로 하여 대사하는 과정에서 바이오 디젤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포함된 당은 보통 약 65~70%의 포도당과 약 30~35%의 자일로스로 구성된다. 문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포도당을 이용하여 디젤원료를 만드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자일로스는 이용하지 못해 디젤원료 생산 수율이 떨어진다는 것.

KIST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포도당뿐만 아니라 자일로스도 효과적으로 이용해 디젤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미생물을 개발하였다. 특히 미생물이 디젤원료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보조효소의 공급을 방해하지 않도록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대사경로가 재설계됐다. 이어 생산 능력이 우수한 개체만을 선별·재배양하는 등 진화의 과정을 실험실에서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공법을 통해 자일로스 이용 능력이 높아졌다.

이런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자일로스를 포함한 당 성분을 모두 사용해 디젤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보조 효소 문제가 있는 대사경로를 활용한 기존의 연구와 비교해 생산수율이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선미 박사는 “바이오디젤은 기존 디젤차량 운행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체 연료로, 바이오디젤 생산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했다”며 “효과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관련 산업 확대 및 기술 개발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2019년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하여 가솔린 대체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미생물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글로발 체인지 바이올로지 바이오에너지’(Global Change Biology Bioenergy)에 게재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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