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라면화재 형제’ 닷새째 의식 못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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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가스로 둘다 인공호흡기 의존
경찰, 상태 호전되면 엄마 조사 방침
복지센터 등엔 후원 문의전화 쇄도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닷새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형제의 상태가 호전된 이후 어머니 A 씨(30)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형 B 군(10)과 동생 C 군(8)은 14일 현장에서 정신을 잃은 뒤 닷새째 혼수상태다. 이들은 사고 당시 유독가스를 많이 마신 탓에 현재 자가 호흡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형제는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 미추홀구의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불로 큰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이 사고로 B 군은 전신의 40%에 달하는 부위에 큰 화상을 입었고, C 군은 다리 등 일부만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고 당일 집을 비운 상태였으며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의 전화를 받고 A 씨가 집에 도착했을 때 형제는 병원에 이송된 상태였다. 학교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면 급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A 씨는 “직접 아이들을 돌보겠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형제의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대로 A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A 씨는 아이들만 두고 장시간 외출을 반복하는 등 형제를 학대하고 있다는 이웃 주민들의 신고로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병원에서 아들들을 돌보고 있다. 충격이 큰 상태라 조사를 전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행정복지센터와 소방서, 학산나눔재단 등에는 이들을 후원하겠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전채은 chan2@donga.com / 인천=황금천 / 강승현 기자
#인천 라면형제#아동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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