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공백 시작됐다…대형병원 수술 40% 내외 연기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6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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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총파업 기간에 정규수술 최대 50% 연기
외래진료 축소·신규 환자 입원 중단도 잇따라
무기한 총파업시 의료대란 가능성 배제 못해

26일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와 전임의(펠로)를 비롯해 개원의들까지 정부의 4대 의료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자 대형병원에서도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의료계의 1차 총파업 당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들은 미리 수술과 입원 일정을 조절하는 등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별다른 의료 대란 없이 마무리 했다.

그러나 대형병원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26일부터 시작된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진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하며 무기한 파업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28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한 뒤 정부가 강경 대응 방침을 이어갈 경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료 대란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대형 병원들의 수술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대형병원들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30~40%의 정규 수술이 연기됐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190건의 수술이 진행되는데 오늘은 34% 정도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보통 수술 건수가 10% 이상 연기되는 것은 굉장히 큰 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부터는 거의 50%가 넘는 수술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임의들로만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응급도가 다소 낮은 환자들은 수술이나 입원을 조금씩 연기한 상황”이라며 “오늘 기준으로 보면 평소 대비 30~40% 정도의 수술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관계자 역시 “수술은 마취통증의학과와 해당 임상과에서 협조해 진행을 하는데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들도 많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평소보다 수술 건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수술이 연기된 환자들은 의료계가 총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할 때까지 상당시간 수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들의 파업 중단 시점까지 예정된 정규 수술이 줄줄이 연기될 경우 신규 수술 환자의 경우 기존 한 달 가량 대기하던 것에서 최대 2~3개월까지 수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형병원들은 업무 중단에 나선 전공의들을 대신해 전임의와 교수들을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 투입해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는 94%, 전임의는 4%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전임의들이 진료 현장을 지켜주고 있어서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어느 정도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총파업은 수술뿐 만 아니라 신규 환자 입원, 외래진료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은 외래 진료 일정을 일정비율 축소해서 운영하고 있고, 일부 과에서는 신규 환자의 입원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내과계 환자들이 입원 할 때 병동에서 환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사람이 간호사와 전공의”라며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빠져버리니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의료계의 총파업이 이번 주 내내 진행되고, 정부와의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면 파업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령과 관련해 “정부가 무리한 행정 처분을 한다면 무기한 총파업을 통해 강력하게 저항 하겠다”고 밝혔다.

한 병원 관계자는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술과 진료 등에 어느 정도 여파를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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