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된 초고층 건물 사이로 강하게 부는 바람을 가리키는 이른바 ‘빌딩풍’의 피해를 막기 위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이승수 충북대 토목공학부 교수는 7일 부산대 건설관에서 열린 ‘2020 빌딩풍 대응기술 포럼’에서 “최근 초고층 건물에 바람이 부딪혀 소용돌이가 생기거나 빌딩 사이에서 강한 돌풍이 만들어지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2008년 성균관대 연구팀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지역에 초속 11m 이상의 빌딩풍이 연간 1453회나 불었다”고 운을 뗐다.
이 교수는 이어 해안가를 따라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된 해운대에 매년 강풍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도심 고층 건물 설계 때 빌딩풍에 의한 보행자 피해를 사전 검토하는 영국과 도로 소음과 풍속에 대한 보행자 안전을 보장하는 관련법을 시행 중인 미국의 사례를 통해 “환경영향평가에 태풍, 강풍 등에 따른 비산물 발생 위험과 피해 범위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부산대 빌딩풍 위험도 분석 및 예방·대응기술 개발 연구단’ 주최로 열렸다. 부산대 연구팀은 4월 해운대 초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한 빌딩풍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긴급 연구개발과제로 2022년까지 진행된다. 강원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도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연구단장인 권순철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빌딩풍 피해가 많은 해운대의 특성에 맞는 3차원(3D) 실험과 비산물 유동 예측 모델 개발 등을 통해 위험도를 분석하고 예방 및 대응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위험지도 구축과 실시간 안전정보 시스템 등을 통해 시민 안전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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