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초미세먼지 농도’ 최저치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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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대비 25% 감소
오염물질 배출 단속 강화 효과
코로나19-기상 상황 등 영향도

올 상반기 전국 초미세먼지(PM2.5)의 평균 농도는 m³당 21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평균(29μg)보다 8μg 줄어든 수치다. 지난 3년 동기 평균(28μg)과 비교해도 25% 낮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례적으로 떨어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환경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특수 상황 외에도 계절관리제의 정책 효과 및 기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관리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시기인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시행했다. 이 기간에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시기별로 최소 7기에서 최대 28기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대형 사업장들이 오염물질 배출을 줄였고, 정부도 단속을 강화했다. 그 결과 4개월간 오염물질 배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5% 줄었고, 초미세먼지 농도는 27% 낮아졌다.

환경부는 5월 계절관리제 시행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나타나는 빈도와 강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와 무관한 기간에도 오염물질이 줄어든 것은 계절관리제가 효과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월 17∼20일과 코로나19 영향이 대두되기 전인 올해 1월 1∼4일의 비교 사례를 들었다. 두 시기 모두 중국 등 국외 오염물질이 서풍을 타고 유입되고, 대기가 정체돼 오염물질이 축적되기 쉬운 상황이었지만 결과가 달랐다는 것이다. 지난해엔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순간 106μg까지 치솟으며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지만 올해는 69μg으로 ‘나쁨’ 수준에 그쳤다.

기상 상황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좋은 조건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상반기 내내 동풍 일수는 과거 3년 평균 대비 36% 늘었다. 동풍은 대체로 오염물질을 적게 머금고 있다. 비도 많이 왔다. 6개월간 월평균 강수량은 506mm로, 지난 3년 평균치(391mm)보다 29%가량 많았다. 비가 내리면 대기 중 먼지를 씻어낼 뿐 아니라 암모니아나 질산 등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원인물질도 녹이는 효과가 있다. 수치로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교통량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활동이 줄어든 것도 초미세먼지 감축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목표치(20μg)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과 바람이 많이 불어 대기 확산이 원활한 가을에는 대체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진다. 지난 3년간 7∼10월 초미세먼지 월별 농도는 14∼18μg 수준이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초미세먼지 농도#3년 이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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