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시간당 1~2km인데…어떻게 70km 밖 홍천까지 갔을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3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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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밤~23일 오전 풍속 0~3.6km/h 정도로 바람 '잔잔'
파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풍선 띄웠을 가능성 제기
경찰 대규모 경력 수색 나섰으나 아직 흔적 못찾아
대북전단 실제로 북한쪽으로 날아갔을 가능성 희박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22일 밤 경기도 파주에서 날려 보낸 대북전단 풍선이 동남쪽으로 70㎞나 떨어진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된 가운데 실제 대북전단 풍선이 북한으로 갔을 확률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풍향이나 풍속을 감안할 때 대북전단이 10여시간 만에 홍천에 도달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살포 지역이 정말 파주인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경찰은 일단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힌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일대에 경찰력을 투입해 야산 등을 수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다.

2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전날 파주시 월롱면 모처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USB, 1달러 지폐 등이 든 대형 풍선 20개를 북한으로 날려보냈다고 주장함에 따라 오전부터 경력을 풀어 살포 장소와 중간에 떨어진 대북전단을 찾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 이후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연이은 북한의 후속조치에도 불구하고 25일 전후 대북전단 100만장을 살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왔다.

경찰이 경기북부 살포예상지역 100여곳에 경력을 투입해 감시했던 만큼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 주장 이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했으나, 오전 10시께 강원도 홍천군 서면 마곡리의 한 야산에서 대북전단 뭉치와 현수막, 대형 풍선 1기가 발견되면서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북전단 풍선이 강원도에서 발견되면서 나머지 대북전단 풍성이 북한으로 실제 넘어갔을 확률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기상 여건상 파주에서 홍천까지 풍선이 날아가는 것도 쉽지 않아 실제 살포지역이 다른 곳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전날 오후 11시께 파주시 문산읍 기상청 관측소에서 축정된 풍향은 바람이 정확히 홍천 방향으로 향하는 북서풍, 풍속은 0.1m/s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0.36㎞/h이다.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는 아예 바람이 불지 않아 풍속이 0m/s으로 측정됐다. 오전 4시에는 1m/s(3.6㎞/h)의 동풍이 불어 오히려 역풍이었다가, 오전 5시부터는 0.2m/s(0.72㎞/h)의 서풍이 불었다. 오전 6시부터 7시까지는 다시 바람이 거의 없어 풍속이 0m/s을 보였다.

사실상 대북전단 풍선이 파주를 벗어나기조차 힘든 기상 여건이었던 셈으로 상층 대기의 풍향과 풍속이 하층 대기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70㎞거리를 날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항공기상청이 예보한 전날 오후 9시 1만 피트(3048m) 상공의 풍향은 실제 풍선이 발견된 홍천과는 반대방향인 북동풍, 풍속은 2.5m/s(9.2㎞/h) 정도였다. 6시간 후인 23일 오전 3시에는 2.5m/s 정도의 북풍이 불 것으로 예보돼 상층 대기에서도 풍선이 북쪽이나 동쪽으로 향하기는 무리였다.

경찰도 그동안 풍향과 풍속을 유심하게 지켜봐온 만큼 실제 대북전단이 북한지역으로 날아갔을 확률이 높지 않다고 보고 경기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낙하한 대북전단 풍선을 수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북전단 살포지역이나 추락한 대북전단 풍선이 추가로 발견된 것은 없는 상태로, 관련 주민신고도 없는 상태”라며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밝힌 정보 외에는 어떤 자료도 없는 상태여서 실제 살포지역이나 풍선 낙하지역 확인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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