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돕기 2탄,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간편식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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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농산물 꾸러미’로 히트…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은 17일 인터뷰에서 “농가들이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싸고 쉽게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제공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은 17일 인터뷰에서 “농가들이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싸고 쉽게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제공
“섬세한 혁신과 담대한 변화로 농식품 유통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습니다.”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47)은 17일 수원 진흥원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혁신과 성장, 실적은 결국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직원들이 꾸준하게 학습하고 토론해 기관 신뢰도를 높이고 진흥원을 혁신의 상징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돼 농산물 납품이 어려워지자 식자재를 ‘농산물 꾸러미’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정부는 이 방식을 전국 학생 499만 명에게 적용해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학교 급식을 직영으로 운영한다.

“진흥원이 도내 초중고교 학생 81만 명에게 친환경 급식을 직영으로 제공하고 있다. 도청 산하 공공기관이 운영하기 때문에 신뢰가 높다. 생산자와 유통업자, 소비자의 입장을 두루 반영해 친환경 농업을 확대하고 다양한 먹거리 전략을 세울 것이다. 학교급식 모델을 표준화해 군부대와 어린이집, 복지기관 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농산물 꾸러미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다.

“개학 연기와 비대면 온라인 수업은 식자재를 납품하는 농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고민하다 딸기 소비를 늘리려고 공동 구매 캠페인을 펼쳤다. 또 가장 많이 소비되는 농산물 11종을 모아 꾸러미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반응이 좋았다. 이런 방식을 정부에도 건의했고 현재 14개 광역단체가 농산물 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농산물 3만7000여 t이 소비될 것으로 추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농산물 꾸러미가 성과를 냈지만 근본적인 소비 해결책은 아니다. 농가들이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싸고 쉽게 얻어야 한다. 이런 지속 가능한 공급 체계가 필요하다. 올해 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농식품 온라인몰인 ‘마켓경기(든든상회)’를 새로 단장해 열었다. 경기미와 잡곡류 등을 판다. 회원 수가 8만1000명이다.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간편식을 준비하는 등 제품 다양화와 다중 유통망 확보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일성으로 혁신을 언급했다.

“취임 당시 직원들을 살펴봤더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혁신하려면 자존감부터 끌어올려야 했다. 자존감을 끌어올릴 방법을 생각해 봤다. 소통해야 아이디어도 생기고 성과도 커지며 자존감 상승, 혁신이 가능하다고 봤다. 부서별로 나뉜 사무실 칸막이부터 없앴다. 자유롭게 대화하다 보면 상상력이 생기고 창의적인 업무 아이디어도 나온다. 본부장 자리는 일반 사무실로 옮기고 그 공간에 차, 음료를 마시며 직원들이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인 ‘농(農)다방’을 만들었다. 매주 1차례 이상 모든 직원에게 크고 작은 업무 현안을 담은 메시지인 ‘일천독(日千讀)’을 보낸다. 벌써 71번이나 보냈다.”

―경기도엔 도농복합도시들이 많다.

“도내 농업인구만 61만여 명이다. 경기도는 거대 소비처인 서울, 인천 등과 가까워서 시설농업이 활발하다. 그런데 수도권 주민들은 농산물 품질에 매우 민감하다. 일찌감치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해 오고 있다. 또 학교, 지자체 등 공공부문에서 수요도 늘고 있다. 귀농과 귀촌 등 잠재적인 수요도 많아 도시농업이 발달할 유리한 조건도 갖추고 있다. 도시 주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공간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상황과 조건 등을 고려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올해 중점 사업은….

“농민들의 다양한 현장 의견부터 들으려고 한다. 여기서 모인 의견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꼭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진흥원은 31개 시군에 마을소통관을 파견했다. 이들이 농민과 농업단체, 농업기관 등의 다양한 이들을 만나 소통하고 농업 관련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는 내년 농촌지역에서 기본소득을 실험한다. 이와 관련한 교육 및 시범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농산물 꾸러미#농가돕기#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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