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된 사람, 코로나19 치명률 현저히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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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영향으로 뿌연 하늘 보이는 서울 반포대교 북단 한강공. /뉴스1DB © News1
황사 영향으로 뿌연 하늘 보이는 서울 반포대교 북단 한강공. /뉴스1DB © News1
미세먼지 오염 정도가 높은 지역에 오랜 기간 노출된 사람들일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치명률이 현저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교 생물통계학부 연구진 5명이 최근 발표한 ‘미국 내 대기오염 노출과 코로나19 사망률’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된 환경에 살던 환자들의 사망률이 대기오염 정도가 낮은 곳에 거주한 이들보다 현저히 높았다.

4일까지 미국 3000여 카운티(county)의 코로나19 데이터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1㎥당 대기오염물질이 1g 늘 때 코로나19 사망률이 15% 올랐다”며 “오염물질의 미세한 증가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을 크게 높인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기간은 물론 이후에도 대기오염방지 규제책을 지속해야 할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와 함께 환경 불평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산업이 저소득층·유색인종 인구가 사는 지역에 주로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공중보건학회는 2018년 연구에서 유색인종의 저소득층 커뮤니티는 대기오염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루브나 아흐메드 환경 정의를 위한 행동(WE ACT for Environmental Justice) 환경보건국장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공중보건에는 ‘우편번호(ZIP code)가 유전부호(genetic code)보다 건강을 더 잘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대기오염 배출시설 등 거주지역 시설에 따른 외부요인과 더불어 곰팡이, 빈약한 환기시설 등 취약한 주거환경으로 좋지 않은 대기 질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인종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나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루이지애나 보건부에 따르면 주 내 코로나19 사망자 70%가 흑인으로 나타났다. 루이지애나 주 내 흑인 인구(32%)를 고려할 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뉴욕에서도 흑인 및 라틴계 인구의 치명률이 백인의 2배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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