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제조업 경기,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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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월 기업경기조사’ 발표… BSI, 전국 평균보다 9포인트 낮아
중소기업 가동률 5년만에 최저치… 코로나 사태 가중되며 상황 악화

제조업 밀집지역인 울산의 제조업 경기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한국은행 조사 결과 나타났다. 사진은 울산공단 전경.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제조업 밀집지역인 울산의 제조업 경기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한국은행 조사 결과 나타났다. 사진은 울산공단 전경.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지역 제조업 경기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중소기업 가동률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울산의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6을 기록했다. 지난달(75)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평균(65)보다도 9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던 2009년 2월(43)보다는 높지만 3월(61)보다 더 나쁜 수준이다.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인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종이 특히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중국(차내 배선 관련 업체)과 국내(포터 차체 관련 업체) 자동차 부분품 업체의 생산 중단으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중국 내 물류 차질 및 석유화학제품 수요 업체의 가동률 하락 등으로 중국 수요가 일부 감소했으며 중국 내 석유화학제품 재고도 급증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지역 제조업 경기는 앞서 2016년 8, 9월에도 현대자동차 파업과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50대로 떨어진 바 있다.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의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내수 부진(21.7%), 자금 부족(15.0%), 불확실한 경제 상황(14.4%) 등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체들은 인력난·인건비 상승(21.5%), 내수 부진(19.6%), 자금 부족(11.8%)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은행은 제조업 113개, 비제조업 83개 등 196개 응답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12∼26일 조사했다.

울산지역 중소기업 제조업 가동률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발표한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월 울산 중소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1%로 전월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1월부터 중기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관련 통계 작성을 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기중앙회는 최근 중국 및 자동차 완성업체 조업 중단, 소상공인 내수 부진 등으로 평균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울산 중소기업들의 3월 경기전망지수(SBHI)도 제조업 64.5와 비제조업 74.2로 각각 전월 대비 11.4포인트, 11.7포인트 하락했다. 2월 경영실적도 69.3으로 전월 대비 3.0포인트 하락했다. SBHI가 기준치 100 이상이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울산 부산 중소기업의 가장 큰 경영 애로 사항은 내수 부진(63.7%)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인건비 상승(55.3%), 업체 간 과당 경쟁(47.2%), 판매대금 회수 지연(23.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20일 울산 부산 34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울산시는 어려움에 빠져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 1500억 원을 편성할 예정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제조업 경기#가동률 최저#내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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