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나서면 다시 못 들어가”…中유학생 격리 ‘비상’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3일 05시 48분


코멘트
코로나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개강을 앞두고 중국 유학생의 대거 입국에 대비해 ‘격리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오후 방학기간인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는 한산했다. 정문에는 관광객의 출입 금지한다는 팻말이 서 있고 마스크를 낀 경비 인원들이 팻말을 무시하고 들어오는 관광객을 막고 있었다.

이화여대는 중국 등을 방문한 유학생을 2주간 자율격리하기에 적합한 기숙사 공간을 검토하는 중이다. 이화여대 기숙사는 한우리집과 E-House(이하우스), 외국인 유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I-house 등 3곳이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유학생들의 귀국 현황과 입사 여부 등을 파악해 어느 기숙사로 (격리 공간을) 결정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숙사 공간을 활용하되 격리하는 학생들은 한국 학생과는 별도의 동에 입사시킬 방침이다. 현재 이화여대 기숙사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고 이달말 쯤 체온을 측정하는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된다.

학생들은 아직까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만난 재학생 채모씨는 “중국 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코로나 환자는 아니지 않냐”면서 “학교의 (조치)방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딘 이날 이화여대 사범대학 부속 유치원에서 열린 봄방학식에 온 학부모 김모씨는 “(격리) 방침이 결정이 된 것이냐”며 “국제 기숙사(I-House)와 가까워서 아무래도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I-House와 부속 유치원의 직선 거리는 채 50m도 되지 않는다.

연세대는 유학생 격리 수용 문제로 이미 내홍을 겪었다. 현재 무악학사에는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학생 7명이 자율격리 조치된 상태다. 일반 학생들과 격리된 학생들이 거주하는 공간이 서로 연결돼 있어 감염이 우려된다며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연세대 관계자는 “현재 격리된 학생들은 출입카드 권한이 제한돼 문을 닫고 방을 한 번 나서면 다시 방에 들어갈 수 없다. 사실상 기숙사 방 밖에는 나오기 힘든 구조”라며 “학생들의 우려와 달리 격리 조치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 밖에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은 한국어학당에 열화상카메라와 손 세정제 등을 통해 코로나 19 감염을 예방하고 있다. 한국어학당 관계자는 “열화상 카메라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만큼 수년 전에 설치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국제 기숙사(곤자가 국제학사)는 최근 입사생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체크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구청과 연계해 방역에 나선 대학도 있다. 세종대 관계자는 “교내에 광진구 보건소가 설치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며 “학생들의 체온 측정과 검진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광진구에 위치한 건국대 또한 건국대 병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각 대학은 저마다 방역·위생관리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출입구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 © 뉴스1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출입구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 © 뉴스1

3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과 차량 출입 통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 News1

3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과 차량 출입 통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 News1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 로비에 발열여부 체크를 안내하는 팻말이 서 있다. © 뉴스1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 로비에 발열여부 체크를 안내하는 팻말이 서 있다. © 뉴스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