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최후 항쟁지 지켜낸 오월 어머니들…“기뻐서 눈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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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0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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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린 1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앞에서 전남도청 원형복원을 주장하며 1096일간의 농성을 마친 오월 어머니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19.9.10 /뉴스1 © News1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린 1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앞에서 전남도청 원형복원을 주장하며 1096일간의 농성을 마친 오월 어머니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19.9.10 /뉴스1 © News1
“너무 기뻐서… 너무 기뻐서 울었어. 살다 보니 이런 날도 다 오는구나 싶어서….”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린 1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앞.

1096일간의 천막농성을 마치고 그토록 바라던 옛 전남도청 복원의 첫발을 떼는 의미 있는 날. 오월 어머니들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기 바빴다.

이근례 할머니(81)는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났다. 우리 아들 생각도 나고 천막농성 했던 때를 생각하니 ‘내가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다 오는구나’ 싶어 눈물이 나는 걸 참을 수 없었다”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5·18희생자와 부상자 가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회’는 옛 전남도청의 완전복원을 위해 2016년 9월7일부터 천막 투쟁에 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곳 도청 앞을 지켰다.

어머니들은 5·18 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의 원형복원을 끊임없이 외쳤다.

5·18진상규명과 5·18 망언 사과를 촉구하며 국회 상경 투쟁도 여러 차례 나섰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투쟁한 결과 지난달 27일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전담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문체부 직속으로 꾸려졌다.

어머니들은 천막 투쟁 1096일만인 지난 7일 대정부 투쟁을 감시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하며 농성을 중단했다.

태풍 ‘링링’이 북상해 비바람이 몰아치던 7일 오전 3년여 투쟁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농성장은 철거됐다.

그리고 이날 오전 장마와 태풍 끝에 옛 전남도청에 해가 들자 어머니들이 그토록 바라던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추진단 개설과 현판식이 진행됐다.

김점례 할머니(81)는 “가슴에 뭉쳐있던 것이 이만큼 내려갔다. 우리 새끼들이 여기에서 얼마나 억울하게 갔나. 오늘을 시작으로 내 새끼들 이름을 남기고 세계적으로 5·18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투쟁을 마친 감회를 묻자 “추우면 추운 줄 모르고 더우면 더운 줄 모르고 투쟁을 다녔다. 우리 자식들을 위한 것이라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다녔다”며 “정말 고맙고 반갑고 기쁘다. 너무 좋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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