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지식 자신하는 중학생…실제 측정해보니 3.7점 불과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0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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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중학생 5064명 대상 조사결과 발표
중학생이 스스로 평가한 性지식 7.27점, 실제로는 3.70점
응답자 절반 이상은 학교 외 인터넷 등에서 性 정보 얻어
남녀 관심사·기대하는 성교육 달라…맞춤형 성교육 필요

우리나라 중학생들은 스스로 성(性)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피임이나 임신 등 실제로 성과 관련된 지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고 4명 중 1명은 인터넷 등을 통해 성 관련 정보를 획득하고 있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0일 전국 중학생 5064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 성교육 만족도 및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남학생은 2111명, 여학생은 1954명이었다.

스스로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중학생들은 스스로를 7.27점이라고 생각했다. 남학생은 평균 7.28점, 여학생은 평균 7.26점이었다.

반면 피임법과 임신 증상 등 성 지식수준 측정을 위한 10개 문항의 정답률을 점수화한 결과 평균 3.7점에 그쳐 스스로 인지하는 성 지식 수준과 3.57점의 격차를 보였다. 남학생의 실제 성 지식수준은 3.16점, 여학생은 4.29점이었다. 남학생은 자신이 인지하는 성 지식 수준과 실제 성 지식수준 점수 차가 4.12점에 달했다.

응답자의 96.4%는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으나 절반이 넘는 51.1%는 학교 성교육 외에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이들이 정보를 얻는 경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유튜브 등 인터넷이 22.5%로 가장 많았고 친구 17.1%, 외부 성교육 3.3% 순이었다.

특히 인터넷에서 정보를 주로 얻는 중학생의 성 지식수준이 평균 4.95점으로 학교 성교육 3.18점에 비해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측은 “학교 성교육이 중학생의 성 관련 지식 수준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로는 34.7%가 일방적으로 강의만 한다고 지적했다. 34.4%는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 34.3%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학교 성교육에 대해 중학생들은 ▲사춘기 신체적 변화 ▲성폭력 ▲안전하고 건강한 성관계 등에 대해 배우길 기대했다. 성교육 방법에 있어서는 여학생의 경우 체험교육을 가장 선호하는 반면 남학생은 강의식 교육 수요가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학교 성교육에 대한 기대가 높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교 성교육이 실행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학생의 주요 관심사는 ‘성관계’가 28.5%로 가장 높았고 ‘사랑과 연애’ 22.1%, ‘남녀 생물학적 차이’ 12.9% 순이었다. 반면 여학생은 ‘사랑과 연애’에 36.4%로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고 ‘페미니즘’ 14.9%, ‘성평등’ 10.0%, ‘성관계’ 9.0% 등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측은 “성별에 따라 학교 성교육에 대한 만족도 및 효과, 수요 등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성별에 따른 경험 및 요구 차이를 교육 구성 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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