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매각… 지역경제 회복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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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억원에 군산공장 6월 인수… 엠에스오토텍 컨소시엄과 합의
“인수 기업의 성장 지원하겠다” 자치단체-상공인들 환영 분위기

지난달 29일 전북도청 4층 접견실에서 열린 한국GM 군산공장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 직후 송하진 도지사와 송성환 도의장, 강임준 군산시장, 김경구 군산시의회 의장이 박수로 공장 매각을 환영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지난달 29일 전북도청 4층 접견실에서 열린 한국GM 군산공장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 직후 송하진 도지사와 송성환 도의장, 강임준 군산시장, 김경구 군산시의회 의장이 박수로 공장 매각을 환영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한국GM의 군산공장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침체된 전북 지역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군산공장 매각은 지난해 5월 공장 폐쇄 이후 10개월 만이다.

31일 전북도에 따르면 한국GM과 엠에스오토텍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비공개로 군산공장 매각과 관련한 주요 거래 조건에 합의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은 종속회사인 ㈜명신이 6월 1130억 원에 군산공장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군산경제는 한국GM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군산지역 총생산의 16%인 2조3000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군산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2000여 명 중 1600여 명이 군산을 떠났거나 실업자가 됐다. 1400여 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200여 명은 부평과 창원공장으로 전환 배치됐다. 나머지 400여 명은 무급휴직 상태로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부품·협력업체 164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1만여 명도 일자리를 잃거나 실업 위기에 처했다.

이런 여파 때문에 지역사회는 군산공장 매각 소식을 반기고 있다. 자치단체와 상공업계, 시민사회단체는 매각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강임준 군산시장은 지난달 29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장 폐쇄로 큰 아픔을 겪은 군산시민과 도민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되는 소식”이라며 “인수 기업이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군산상공회의소도 성명을 내고 “침체된 군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군산이 자동차 산업의 중심 도시였던 옛 명성을 되찾고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기업 하기 좋은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으로 공장을 떠났던 근로자들과 공장 인근 상가 상인들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희망퇴직 근로자 A 씨는 “공장 폐쇄 이후 가장으로서 말하지 못할 고통을 겪어왔는데 공장이 신속하게 매각돼 반갑다”며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 B 씨는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상가들이 잇따라 폐업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다”며 매각 소식을 반겼다.

군산공장을 사들인 컨소시엄은 1년 6개월 정도 준비를 거쳐 2021년부터 연간 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기차를 위탁생산하고 5년 안에 자체 모델을 개발해 2025년에는 연간 15만 대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각종 지원을 통해 ‘전북 군산형 일자리’ 사업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정부가 2월 21일 발표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확산 방안’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의 신속한 투자를 지원하는 ‘투자촉진형’으로 추진된다. 입지 및 설비 고도화, 재정 및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한국gm#군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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