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게 조업 앞두고 분주해진 ‘서특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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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어장 늘어 경비구역 확대… 야간조업도 55년만에 1시간씩 허용
中어선 나포훈련 하며 역량 강화… 헬기 이착륙 함정도 2척으로 늘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 소속 해상특수기동대원들이 인천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 나포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 소속 해상특수기동대원들이 인천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 나포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서특단) 경찰관들은 요즘 바쁘다. 다음 달 인천 옹진군 서해5도 해역에서 상반기(4∼6월) 꽃게조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경비함 12척(고속 진압정 3척 포함) 가운데 해상 경비를 마친 경비함들은 나포 훈련에 여념이 없다. 훈련이 끝나면 회의실에 모여 훈련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토론한다.

해양수산부가 지난달 서해5도 어장을 늘리고 조업규제를 개선하는 제도를 발표하면서 긴장감은 더하다. 서해5도 어장을 기존 1614km²에서 1859km²로 확장해 해경의 경비구역이 대폭 늘어났다. 북한과 접경지역인 까닭에 1964년부터 금지됐던 야간조업도 55년 만에 일출과 일몰 전후 각각 30분을 허용하기로 해 경비시간도 만만치 않게 늘어난다.

수온이 올라가는 5월 꽃게 성어기에 접어들면 야간이나 악천후를 틈타 수시로 불법 조업에 나설 중국 어선들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다. 지난 2년간 서특단의 강력한 단속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역에 출몰한 중국 어선은 2016년 하루 평균 109척에서 지난해 32척으로 약 70%나 줄었다.

그럼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서특단 단원들은 지난해 중국 어선이 어떻게 불법 조업을 했는지, 그리고 각각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단속했는지 등을 공유하면서 성어기 조업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불법 조업 사례 가운데 신종 게릴라식 조업에 신경이 쓰인다. 시속 70km 넘게 달릴 수 있는 350마력짜리 엔진을 단 소형 보트를 수산물 운반선에 싣고서는 바다 곳곳에서 잠깐씩 내려 바다를 헤집는 것이다. 잠수장비가 탑재된 고속보트를 타고 조개 등을 싹쓸이하는 방식에도 대비하고 있다.

서특단은 중국 어선이 선단을 이뤄 몰려드는 연평도와 대청도에 특수진압대 및 첨단 감시 장비를 탑재한 고속 진압정을 고정 배치한다. 성어기 NLL 주변에 중국 어선이 늘어나면 경비함 12척을 모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경비함 1척에 근무하는 경찰관을 2개조로 나눠 번갈아 탑승시키는 복수승조원 제도 덕에 가능하다. 근무 인력 교대에 걸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경비함 대부분이 해상을 누비며 감시에 나설 수 있다.

중국 어선이 떼를 지어 자주 침범하는 해상에는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함정을 2척으로 늘려 배치한다.

어민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올해 서해5도 주변 해역 어황(漁況)을 예측해 보니 지난해 꽃게 유생(幼生)의 밀도와 수온이 전년보다 높아 꽃게 어획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구자영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치안감)은 “모든 경비함이 중국 어선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해 불법 조업을 막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중부지방해양경찰청#서해5도특별경비단#중국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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