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콩레이’ 직격탄 맞은 강구 주민들 “미리 펌프 설치했더라면…”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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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8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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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미리 대비하지 않고 피해 발생 후에야 뒤늦은 대처
강구역 앞 높은 축대가 댐 역할하며 물 바다로 못빠져나가

“20년 전 큰 태풍이 왔을 때도 물이 이만큼 차오르지는 않았는데….”

8일 오후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직격탄을 맞은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전통시장에서는 육군 50사단 장병과 경북경찰청 기동대원들의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 작업을 벌였다.

영덕지역에는 ‘콩레이’의 영향권에 든 지난 5~6일 이틀간 383.5mm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저지대인 강구전통시장과 축산면의 주택, 상가 1124곳이 침수됐다.

최고 2m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강구시장 상인들은 “태풍 예보 때 공무원들이 제때 대처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이번 물난리는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 A씨는 “다른 도시는 태풍 예보 때 공무원들이 위험지역에 배수펌프 등을 미리 설치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영덕군에서는 비 피해가 발생한 후 공무원들이 나왔고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이번 물난리는 강구역을 건설하면서 만든 높이 10m의 축대 때문에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 폭과 유속이 빨라진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강구역 인근 화전리와 오포2리 주민들은 “20년 전 큰 물난리가 났지만 이번 만큼의 피해는 없었다. 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쌓아올린 축대가 댐 역할을 해 하천물이 바다로 빠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구시장에 피해가 집중된 것은 강구초교 운동장에 가득 차 있던 하천물에 담벼락이 무너졌고, 바로 옆의 시장 쪽으로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도 “학교 운동장에 가득 차 있던 물이 강구역 밑을 흐르던 하천이 범람한 물과 합쳐져 발생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또 “지난해 준공한 전통시장 뒷편에 있는 우수처리장이 이번 물난리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강구시장의 한 상인은 “우수처리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큰 비가 와도 이 정도의 물난리는 없었다. 우수저류시설을 만들 때 큰 비에 대비해 좀 더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으면 이런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우수저류시설은 강구시장 인근 2곳에 설치돼 있지만, ‘콩레이’가 지나가면서 쏟아부은 물폭탄에는 버티지 못했다.

한편 태풍 ‘콩레이’로 영덕지역에서는 1명이 숨지고 이재민 551명이 발생,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또 농경지 300ha, 과수농가 12ha, 시설 31개동 등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덕=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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