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기밀 누설 의혹’ 대북사업가 “간첩 놀이 하나” 혐의 부인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8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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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발한 IT 프로그램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북사업가가 “공안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8일 사업가 김호(46)씨와 이모(44)씨의 국가보안법 위반(자진지원·금품수수)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김씨는 법정에서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에 의해 국가보안법으로 기소가 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씨는 “마녀사냥과 같은 구조로 공안검찰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됐다”며 “검찰과 경찰은 증거를 조작해 법원을 기만했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공안조직”이라며 “북한을 상대로 정보전을 펼치든 해야지, 왜 남쪽 사람을 상대로 간첩 놀이를 하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와 이씨 측 변호인도 “남북이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적대와 전쟁 없는 상태를 만들기로 합의했고, 냉전과 불신이 뒤덮인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이 소멸하는 시대를 온몸으로 증명하며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은 이념형 국가보안법 사건이 아니라, 개인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국가 안전을 도외시해 기소된 건”이라며 “국내 정세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007년 북한 IT 조직으로부터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뒤 자체 개발한 것처럼 꾸며 국내에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북한에 프로그램 개발비 수억원을 제공하고 군사상 기밀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포함된 프로그램이 민간기업과 일부 공공기관에 납품됐으며, 김씨가 군 해안복합감시체계 등 입찰에 참여하면서 취득한 군사 기밀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김씨 측은 수사 단계에서 “경찰이 증거를 조작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주장하며 담당 경찰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씨는 경찰이 자신이 보내지 않은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증거 인멸 지시 정황을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남우)가 수사 중이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국민참여재판 의사 및 공소사실과 증거에 관한 김씨 측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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